우리 주위에는 누군가를 위해 일할 때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눈에 담긴 따뜻함은 보는 사람의 가슴에도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우리 학교에도 누군가의 마음에 빛을 비추는 등불 같은 동아리가 존재한다. 바로 1989년 창설된 봉사 및 수화 동아리 ‘호롱불’이다.

호롱불 동아리는 ‘한울 인의 공부방’을 매주 방문한다. 이곳은 수녀님들이 다문화 가정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모아 운영하는 공부방이다. 호롱불 동아리원들은 공부방에 모인 청소년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친다. 아이들은 국어나 수학과 같은 학업적인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라도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친밀한 교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함께한 시간은 공부방 아이들 그리고 호롱불 원들 모두에게 귀중한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 시간을 잊지 못하기에 매주 봉사를 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호롱불의 시선은 봉사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대략 1년 동안 농아인 협회의 선생님께 사회의 또 다른 언어인 수화를 배운다. 이때 배운 수화는 매년 2학기에 열리는 동아리 행사인 ‘수화 발표제’에서 자유롭게 뽐낼 수 있다. 한울인의 공부방 아이들과 농아인 협회 선생님들 그리고 전직 호롱불 선배들이 관중이 된다. 관중들은 수화로 진행되는 연극과 콩트를 보며 환호를 보낸다.

이렇게 진행된 수화 발표제는 동아리원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공부할 시간을 아껴가며 연극과 콩트를 준비하는 시간은 힘들지만 동아리원들 간의 친밀함을 돈독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수화 발표제에서 연극과 콩트를 성공적으로 끝냈을 때의 보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호롱불 회장 김민아(간호·2) 학우는 “수화를 배우고 수화발표제를 준비하면서 일상적인 단어들을 수화로 표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며 “후에 농아인을 만났을 때에도 의사소통이 훨씬 원활할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이처럼 호롱불 동아리에서는 함께하는 기쁨, 나누는 기쁨, 성취하는 기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누군가와 나누는 기쁨에 동참하고 싶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귀를 밝히는 언어를 배우는 기쁨을 알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호롱불의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저도 누군가에게 등불이 되고 싶습니다”고 말이다.

호롱불 동아리 회장 김 학우는 “수화나 봉사가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양한 과의 학생들과 교류하기 때문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동아리를 졸업하신 선배들이 졸업한 후에도 교류를 이어갈 만큼 연대가 깊다”고 우리 학교 학우의 동아리 참여를 독려하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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