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 ‘박근혜 퇴진’ 팻말을 들고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을 가득 채웠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대학가를 시작으로 시민단체, 심지어 고등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강남 성형외과 특혜 ▲국정농단 ▲문화계 블랙리스트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강요 등의 문제들에 대한 보도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문제가 없는 부분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책임인정보다는 변명과 자기 합리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우리의 권리를 위임했고 그만큼의 책임을 이양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순실에게 넘겨줬고 그의 비행을 계속해서 묵인해왔다. 사실상 모든 사건들의 원인이 박 대통령에게 있는 것과 다름없다. 밝혀지는 사실들을 보면 더이상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다.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나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국민 변명’ 이후 조용히 기다리다 인심쓰듯 국회를 방문해 총리 후보자 권한을 주는 것은 정치적인 퍼포먼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치는 총리에게 맡기고 ▲국방 ▲대북관계 ▲외교는 계속한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이미 국민의 지지를 잃고 식물 대통령이 된 사람의 말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없을 뿐더러 나라 안의 문제에도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사실 자체가 터무니없다.

지난 4일 한국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5%의 지지율을 보이며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현 정권을 유지하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손으로 국민을 등지고 정책도, 비전도 없이 4년이란 시간을 최순실의 꼭두각시 노릇을 자처한 대통령은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권력에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말의 감정이라도 있다면 자신이 초래한 이번 상황에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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