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10월 13일
이번에 진행된 가을 학술제를 살펴보면 대학사회의 학술제적인 모습보다는 다소 ‘보여주기식’ 행사의 급증과 이로인해 일반 학우들 조차 학술제가 아닌 ‘가을 대동제’로 인식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19년전 기사는 이름 무색한 ‘학술제’라는 제목을 걸고 학술제 본연의 의미를 가지는 행사보다는 학우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사가 더 많은 학술제를 비판하고 있다.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현재 학술제는 과거와 다를바 없이 본연의 의미를 가지는 행사보다 보여주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열리고 있다.
지난 28~30일에 열린 학술제에는 ▲도전 골든벨 ▲맥주 축제 ▲영화감상 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행사들의 목적은 ‘학술’보다는 학우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몰려있다. 결국에는 이름만 학술제라고 표시해놓고 실제로는 학술제의 목적에 맞지 않는 게임으로 채우는 겉과 속이 다른 ‘가을 대동제’였다.
학술제를 준비하는 각 학생회들은 학문 분야는 관심이 적어 학문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의 학우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학우들의 참여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놀이문화를 중심으로 학술제를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서울대학교는 학술제 본연의 의미를 살리면서 학우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가 주관하는 학술제는 소학회나 학술 동아리들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연구하고 논문을 작성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학술제 본연의 의미인 학문교류와 연구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전 학술제의 참여율 저조라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전에 1백명의 청중평가단을 선발해 학우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 더 나아가 전공교수 중 일부를 선발해 심사에 참가시킴으로써 전문성 확보와 동시에 학생과 교수 모두가 함께하는 학술제를 만들었다. 이는 참여율 향상과 본래 학술제의 의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좋은 예다.
학술제는 축제와 대동제와 다르게 학문의 교류를 하는 기회의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학술과 관련된 행사가 아닌 놀이로만 이루어진 학술제는 진정으로 학술제라고 부를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사실은 자각하고 학술제의 본연의 의미인 학문교류와 1년간의 활동 결과 발표를 지키면서 참여율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