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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계급화의 종말은 뻔하다.
  • 김대식 기자
  • 승인 2016.10.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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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국열차 봉준호 2013

나는 앞칸에 속하고 당신들은 꼬리 칸에 속한다.

계급’, 계급이 존재하던 과거와 다르게 개인의 평등과 자유가 중요한 가치인 21세기와는 어울려서는 안 될 단어다. 계급이란 단어가 현재 우리에게 적용된다면 이는 인간의 평등과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누가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말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귀속될 뿐이다. 하지만 전 세계가 얼어붙고 인류의 마지막 존재들이 살아가는 무한히 달리는 열차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고려 대상조차도 아니다. 누가 더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인지도 자신이 속해있는 칸에 따라 결정되는 장소. 그곳은 바로 설국열차다.
열차 안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마지막 사회 속에선 그들에겐 인간의 존엄성보다 신성한 엔진을 위한 절대적인 질서가 중요하다. 그 절대적인 질서의 대원칙은 균형이다. 각자의 칸에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을 지키라는 균형. 얼핏 보면 충분히 괜찮은 질서라고 막상 생각하지만 이 질서 아래 설국열차는 철저히 계급화된다. 꼬리 칸 이들은 매일 통제를 받으며 삼시세끼 내내 먹고 있는 단백질 블록이 벌레로 만들어지는 것조차 모른 채 그들은 억압을 버텨낸다. 열차 안에서 꼬리 칸 이들은 앞칸 사람들의 필요를 제외하고는 존재할 필요는 없다는 취급을 받는다. 욕구에 충족할 수 있는 이들은 앞 칸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간혹 주어진다.
자신의 위치를 지켜라말하며 그들의 고통을 정당화하려는 앞칸 사람들의 논리에 꼬리 칸 사람들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혁명을 준비한다. 혁명의 과정에서 꼬리 칸 사람들은 그들이 살았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인간다운 삶을 구경하게 된다. 신선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앞칸 사람들을 위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모습에 그들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꼬리 칸에서 지옥을 경험하는 동안 앞칸은 살을 찌우며 향락을 즐겼다는 것에 이들은 분노한다. 결국 설국열차의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되면서 열차 밖 세상이 새롭게 열린다.

신발은 머리에 신는 것이 아니라 발에 신는 것이다

제일 좋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최악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보고 하는 말이군.

설국열차 속의 상황은 현재 우리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해져가는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 꼬리 칸은 벌레로 만든 단백질 덩어리를 먹으면서 살아가는 반면 앞칸은 노래와 음식을 즐기며 살아간다.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열차의 앞칸 사람들은 더욱 배불리 살아가지만 꼬리 칸에 속한 이들은 점점 더 하루하루 살아가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위 1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수치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이고 전 세계의 최상위권에 속한다. 더 큰 문제는 상위 10%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져 간다는 것이다. 1995년에는 상위 10% 소득이 29%였는데 20년만에 1.5배나 증가했고 이 증가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이 격차는 현재 우리나라가 경쟁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는 이상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계급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에도 천천히 스며들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설국열차와 대한민국의 공통점은 바로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시스템과 결국 그 시스템에 갇혀 부의 계급화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는 점이다. 설국열차는 인간의 존엄성보다 신성한 엔진을 위한 질서체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은 낙수효과로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위층들의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는 행동으로 인해 계급화는 생겼 다. 만약 부의 재분배가 이뤄졌더라면 설국열차는 꼬리 칸에서 시작된 혁명의 불씨조차 생기지 않았을 것이며 대한민국에서는 수저계급 논란이 시작되지도 않았음에 틀림없다.
앞칸의 필요에 따라 꼬리 칸의 사람들이 노예처럼 사용되기에 앞칸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열차는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결국 설국열차의 시스템은 무너졌다. 대한민국이라는 열차가 설국열차의 종말을 닮지 않기 위해선 설국열차와는 달라야 한다. 현재 상위층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놓지 않고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15@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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