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학교에는 사람이 넘치고 조용했던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지만 언제나 항상 같은 풍경을 보이는 곳이 한 곳 있다. 그 곳은 바로 중앙도서관. 중앙도서관은 사람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지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도서관 열람실에 자리를 잡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있고 자료실도 책을 빌리는 사람보다 자리를 잡아 공부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들 자기 자신의 꿈을 향해 조용하지만 힘찬 발걸음을 하는 곳이 도서관이다.

하지만 이런 열정적인 모습의 반대편에는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광경이 있다. 음식물 반입이 되지 않는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면서 냄새와 음식물 잔해로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 키스킨 등을 준비하지 않아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소위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는 학우들이 학기마다 심심치않게 발견된다.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이런 학우들을 제보하는 이야기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뜨거워지고 그와 함께 ‘도서관 자치위원’들의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하지만 매번 시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는 ‘도서관 에티켓’에 관한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할까?

현재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 명시되어있는 도서관 에티켓은 다섯가지다. ▲1.항상 정숙해야 하며 음식물 반입은 금합니다. ▲2.자료 및 시설물을 더럽히거나 훼손하지 말아야 합니다. ▲3.이용 시 반드시 학생증을 소지하여야 하며 본인 학생증만 사용하여야 합니다. ▲4.소장자료 무단반출 시 도서관 규정에 의해 제재를 받습니다. ▲5.휴대전화기 사용을 자제해 주시고 기타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은 모두를 위하여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모든 규정들을 지켜야하는 도서관이지만 논란이 되는 항목은 단연 1번과 5번이다.

공부를 하다가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플 수 있다. 그리고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사이버 강의를 들어야하거나 공부 대신 레포트를 써아햐기에 열람실에 노트북을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도서관은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 많은 학우들이 한 공간에서 공부를 하는 ‘공공시설’이다. 이런 기본적인 생각으로, 조금은 귀찮지만 음식물은 도서관 밖에서 먹고 노트북은 노트북 전용자리에서 소리가 나지 않게 쓰는 미덕을 발휘할 수는 없을까?

필자는 현재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어 최소한 교내에 공부할 수 있는 ‘내 자리’가 하나는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우들이 더 많고 통학하는 학생들에게 학교 도서관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 중 하나이다. 꼭두새벽부터 등교준비를 해 기나긴 줄을 서 힘들게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는데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얼마나 허탈하고 화가 날까? 자치위원들의 책임감 있는 관리감독도 중요하겠지만, 나의 공부가 중요하듯 다른 사람의 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배려심 있는 아주인이 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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