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당면한, 더 가까이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직면한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온다. 아마도 다음 세대는 현 세대보다 더 궁핍하고 살기 열악한 세상에 직면해야만 할 것 같다. 지난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경제적인 풍요와 위상을 즐겨본 적이 없었다. 한국은 문화 컨텐츠나 의제 설정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계 10위권 내외의 ▲군사력 ▲경제 ▲기술 ▲무역대국 ▲IT산업을 자랑하고 있다. 해외를 여행하고 돌아오면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이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룩하였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풍요로운 시기가 너무 빨리 끝나가고 있다.

이제 불안하고 위험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국제정치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3중의 세력전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미중 간의 세력전이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반도에서도 양자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드문제는 그 한 예에 불과하다. 지역적인 차원에서는 중일 간 세력전이가 발생하면서 일본은 미일 동맹 강화와 재무장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남북한 간에 세력전이 현상이 발생하면서 북한은 스스로 핵무장을 통해 이 불안정성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모든 세력전이는 불안정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아주 종종 피비린내 나는 무력 충돌을 야기했다. 한반도의 역사에서 동북아에 세력전이 현상이 나타날 때, 한 번도 무사히 지나간 적이 없었다. ▲국토가 전란에 휩싸임 ▲나라가 망함 ▲국토가 분단 등의 오욕의 역사를 경험하였다. 일반 민초들은 이유도 모른 채 무수히 살상을 당했다.

가까운 미래 경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대량생산과 고성장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AI시기에 취업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 이다. 2015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고령화와 경제 성숙에 따라 2021년~2030년 2.4%→2031년~2035년 1.6%로 추정하고 있다. 2014년 경제성장률이 3.3%였음을 감안하면 2030년 이후에는 반토막 성장이 불가피하다. 노동의 성장기여도는 경제활동 참가율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2021년~2030년 연평균 -0.1% 포인트로 추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성장 가정에 따르면, 총인구는 2030년 5천 2백 16만명까지 성장한 이후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시작하여 2060년 4천 3백 96만명(1992년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낮은 수준의 인구성장을 가정한 저위가정에 따르면, 인구정점은 2016년 5천 2만명으로 당겨지고 2017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하여 2060년 총인구는 3천 4백 47만명(1974년 수준)까지 감소한다. 안보 에서 북한 핵 사용의 위협에 전적으로 노출되고 국제적인 자율성은 점차 더 축소될 것이다. 먹여 살릴 노령층 인구는 급격히 증대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생활은 더 쪼들리게 된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 과정의 모든 고통을 짊어지게 될 것이다. 더 암울한 것은 현재로서는 대응 수단도 마땅치 않다.

외교·안보·사회·경제 등 모든 면에서 총체적으로 직면한 이 구조적인 난국에서 개인들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우리 학교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이 직면한 지정학적인 특성과 도전은 이제 우리가 이 좁은 공간에만 머무르려 한다면 무사하기를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 보다 진취적으로 어려움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식과 태도로 무장해야 한다. 보편적 인재보다는 특별한 그 무엇을 추구해야 한다. 각종 고시와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기보다는 지역 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노력하자. 이게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쉬운 길을 추구하려 하지 말고 타성에 젖거나 안주하려 하지 말자. 이제는 가보지 않은 ‘제국을 꿈꾸자.’ 우리 학교 역시 수원이나 경기도의 아주대에서 머무르지 말자. 기존의 인식과 구조를 과감히 개혁하면서 세계의 대학이 되도록 환골탈퇴하는 노력이 없으면 이 가라앉는 난파선과 같은 환경에서 상황은 점점 더 어렵게 될 것만 같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