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우리는 알파고 쇼크에 빠졌다. 인간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과 그에 맞서는 인공지능 대표 구글 딥마인드사의 알파고(AlphaGo)의 대전 결과는 5전 4승으로 알파고의 승리였다. 대중들의 예측을 뒤엎고 무시무시하게 다가오는 인공지능에 대해, 예측할 수 없기에 미래인 그 시대에 대해 우리는 경외감을 느꼈고 당장이라도 특이점을 넘으려는 마법같은 과학에 많은 질문들을 던졌다. '닥쳐봐야 아는' 미래라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가 그래왔듯 미지의 세계에 대한 자그마한 실마리를 얻으려 그 시대의 문제점을 생각해보자.

파편화와 개인화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보급된 고도화된 시대에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인간과는 달리 본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말 상대가 될 수 있는 인공지능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원하는 무엇이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상현실이 있다면 스스로 선 긋고 만든 유토피아에서 나갈 필요가 없다. 개인의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파편화된 고립사회가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비단 다가오는 시대의 문제점일 뿐만 아니라 이미 만연한 시대의 치부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서로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스마트폰에 집중을 하고, 활동적인 일 보다는 집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스스로 고립된 사람들이 현재사회에도 존재한다.

직업군의 큰 변화도 다른 문제점이다. 가상현실이 보편화되면 개인화는 막을 수 없고 전문화된 지식을 통한 일을 하는 직업들은 95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없어진다고 한다. 지금 있는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그것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부터 어떤 직업이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이 역시 마찬가지로 이미 일어났다. 산업화와 정보화의 물결을 연거푸 맞은 이후 기존에 인간이 힘들여 움직이고 행하던 많은 일들을 기계가 대체한 지 오래이며 그로 인해 존재하던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또 그로 인해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그림자의 일부만 보더라도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사회는 여러 양상에서 현대사회와 매우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이점이 온다고 한들 그 변화는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점진적으로, 그러나 거대하게 일어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지금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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