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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조명이 낳은 빛공해의 위험성
  • 서영주(경제·2)
  • 승인 2016.05.30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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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주(경제·2)
인공조명은 빛에 대한 인간의 욕망의 산물이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이후 인간은 태양에게서 빛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켜왔다. 그러나 밤의 달빛은 이러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근대 도시가 발달하고 인간의 야간활동이 급증하면서 밤에도 지속가능한 빛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근대 과학은 밤을 대낮처럼 밝힐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됐다. 그 결과 밤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 빛, 인공조명이 탄생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인간은 인공조명의 도움으로 밝고 안전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야간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인공조명의 문제점이 자주 지적되고 있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과도한 인공조명이 여태껏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공해를 만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빛공해(light pollution)이다. 과도한 양의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빛공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한다. 인공조명에 따른 위험이 우리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빛공해에 대한 우리의 인식 수준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그렇다면 빛공해의 심각성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우선 빛공해는 자연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매우 심각한 공해에 속한다. 한밤에 밝은 가로등 주변을 마구 맴도는 곤충들이 불빛을 좋아해서 그런 줄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곤충들은 빛을 따라 움직이는 성질인 주광성때문에 빛에 반응하는 것일 뿐이다. 곤충들은 밝은 조명에 서서히 기력을 잃어 포식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체수가 계속 줄어들어 특정 종의 소실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현상은 결과적으로 곤충의 포식자들의 생존 또한 위태롭게 만든다. 조류의 경우 야간에 이동하거나 사냥을 하는 종들은 야간의 밝은 빛에 매우 취약하다. 새들이 조명이 켜진 건물이나 고층빌딩에 충돌하여 죽거나 진로를 이탈하여 목적지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식물의 경우에도 인공조명에 의해 광합성과 성장 등의 영양 생리 작용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빛공해에 의한 자연 생태계의 교란 사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다음으로 빛공해는 우리 인간의 인체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첫째로 과도한 인공조명은 순간적인 시기능 저하 현상을 일으켜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조도가 높은 전조등은 반대편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순간적으로 가려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처럼 순간적인 눈부심 현상은 눈의 순응 장애나 색상 인식 저하, 대비 인식 능력의 감소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둘째로 빛공해는 우리 인간의 서카디안 생체리듬(circadian rhythms)을 교란시켜 뇌파 패턴과 호르몬 생성 및 세포조절을 포함한 생리적 과정에 악영향을 끼친다. 셋째로 야간 조명에 지속적으로 노출 될 경우 코르티솔의 생성이 활발해지는데 이는 유방암과 직장암, 전립선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넷째로 현대인의 고질병인 수면 장애의 주요 원인도 빛공해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거리의 불빛은 집안으로 들어와 거주자의 숙면을 방해한다.

마지막으로 빛공해의 심각성은 인공조명의 오남용에 따른 에너지 낭비 실태에서 확인된다. 우리나라는 매년마다 전력수급난으로 심한 홍역을 치르지만 유흥가의 네온사인은 대낮에도 버젓이 켜져 있다. 상점 주인들이 손님을 이목을 끌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광고용 네온사인을 밝히는 모습은 이미 익숙한 도심지 풍경이 되었다. 언론은 이런 상황을 과도한 에너지 낭비라고 지탄하고 있으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가로등 역시 에너지 낭비의 주범에 속한다. 주택가에 설치된 가로등이 주민들의 숙면을 방해한다는 점은 이미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가로등의 조도는 도로 폭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설치되어야 한다는 상세한 설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주거지역 79곳의 가로등 20%가 빛 방사 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일 이 표본조사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본다면, 무분별한 가로등 설치에 따른 에너지 낭비가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2013년부터 우리나라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마련했다. 이 방지법에 따라 빛공해 발생 또는 발생 우려 지역은 조명 환경 관리 구역으로 구분하여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조명 환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자연 생태계 교란, 인체상의 위험성, 에너지 낭비 문제, 이러한 빛공해의 위험에 우리는 언제까지 노출되어 있어야 하는가. 빛공해에 관한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을 반성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서영주(경제·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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