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 선착순 수강신청제도

 

3학년에 올라가는 A씨는 수강신청을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짜놓는다. 처음 짜놓은 시간표대로 수강신청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예 처음부터 경쟁이 치열한 과목은 배제시켜놓는다. 듣고 싶은 과목에 도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신입생인 B양은 난생처음으로 PC방에 간다. 수강신청을 위해서다. 30분전부터 수강신청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쳐놓았다. 시간을 보며 듣고 싶은 과목을 클릭했지만 결과는 실패이다. 결국 여석을 뒤져서 다른 학생들이 버린 과목을 찾아본다.

울며 겨자 먹기, 선착순 수강신청제도

현재 우리 학교는 학우들이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수강신청 사이트에 접속해 먼저 수강신청을 하는 학우가 원하는 과목을 가져가는 방식의 선착순 수강신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 과목당 수강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빠르게 클릭하지 못하면 정원 초과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지 못한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학우들의 수강신청의지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우들은 학기별로 한 학기동안 수강할 과목에 대한 일정 계획을 미리 짜놓고 수강하고 싶은 과목 순서대로 순위를 부여한다. 그리고 수강신청 당일 그 순서대로 수강 신청 버튼을 클릭하지만 서버 과부하로 인해 낮은 순위로 생각했던 과목만 수강신청이 되거나 어쩔 수 없이 계획에 없던 강의를 수강신청하게 되는 것이다.
선착순 방식으로 야기되는 서버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무처에서는 지난 동계 계절수업 수강신청부터 서버에 접속할 때 대기번호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오류로 착각하는 것은 방지했으나 과다한 동시접속률은 해결하지 못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이선우(경제·1) 학우는 “대기번호시스템이 적용된다고 해서 과목에 부여하는 대기번호인줄 착각했다”며 “지난 수강신청과 비교해서 별다른 효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강신청 방식에 대해 서동규(국문·2) 학우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는데 선착순 수강신청방식이라는 제도로 인해 계획대로 할 수 없게 됐다”며 회의감을 표시했다. 교무처 수강신청 이종원 담당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래도 가장 공정한 방법이 선착순 수강신청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현정(국문·2) 학우는 “수강신청제도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설과목이나 수강인원을 늘리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우들 스스로 원하는 수강신청을 하기에는 마땅한 방도가 없고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니 윤리적으로 어긋난 줄 알면서도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수강신청을 시도하기도 한다. 불법적인 수강신청방법으로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오토마우스가 있다. 학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암암리에 행해지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정당하게 수강신청하고 있는 학우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교무처는 예비수강신청의 결과를 토대로 인기 과목에 대한 학우들의 수요를 파악하지만 과반수가 넘는 학우들이 예비수강신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예비수강신청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예비수강신청을 하지 않아도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무처 수강신청 이종원 담당자는 “예비수강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수는 없다”며 “학우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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