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장을 필두로 필체 연습을 하고 있다.
서체장을 필두로 필체 연습을 하고 있다.

정성과 감정이 담긴 글씨를 쓰는 모습을 보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씨 하나에 정성을 다하고 자신을 담아 종이 한 장을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 1시간 30분. 한 글씨를 쓸 때마다 흐트러진 붓을 정리하고 다시 쓰는 것을 반복한다. 우리 학교에는 이렇게 흔치 않은 취미를 공유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동아리 ‘아묵회’가 있다.

아묵회는 우리 학교 안에서 하나뿐인 서예 동아리이다. 그들은 매주 동아리 방에 모여서 붓글씨를 연습하고 서로의 글씨를 평가해주며 각자의 붓글씨 실력을 쌓아 간다. 글씨를 쓰기 위해서 한줄 긋기부터 시작해 하나의 글자를 쓰기까지 수십 번의 반복되는 연습을 한다.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은 다 쓰고 난 후 완성된 글자를 보며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그들은 그러한 성취감이 서예를 계속 하게 만드는 매력이라고 얘기한다.

그들은 7개의 필체 중에서 각자 기호에 따라 하나를 선택하고 서체장을 필두로 연습을 한다. 항상 동아리 방에 서예 도구가 구비돼있기 때문에 언제든 자유롭게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글을 쓰다보면 늦게까지 글을 쓰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선배들이 와서 간식을 사주 거나 조언을 해주며 서로 글을 쓰는 고충을 나눈다. 그리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하는 모습이 바로 아묵회가 가지고 있는 소박하고 정겨운 문화이다.

그들은 붓을 잡을 때부터 각오가 다르다. 붓을 잡을때에는 일반 펜과는 다르게 잡는 불편함이 있고 글을 쓸 때에는 먹에 점성이 있어서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아묵회 일원으로서 글자 하나에 담기는 노력의 크기를 알기에 어느 글자 하나도 대충 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전시회를 통해 나타난다. 가끔 보면 다산관이나 율곡관에 잘 쓰여진 글씨들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아묵회 사람들의 노력의 결실이다.

아묵회의 전시회
아묵회의 전시회

동아리 활동을 하며 글만 쓴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조용한 활동의 동아리여도 그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 할 때에는 하고 즐길 때에는 즐길 줄 아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한달에 한두번 회식을 통해 글을 쓰면서 쌓아놨던 스트레스를 분출하며 딱딱한 서예 분위기에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동아리 특징을 살려 벼루에 술을 담아 벼루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도 활발하고 유쾌한 모습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동아리를 함께 즐길 사람 모두를 환영한다. 누구든지 함께 취미를 공유하며 즐겁게 글씨를 써나가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아묵회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한다. 글씨를 쓰는 것이 어렵고 실력이 단기간에 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든지 함께 이 활동을 즐기고 그 즐거움을 공유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아묵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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