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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18세의 목소리를 선거로
  • 박정애(사회·1)
  • 승인 2016.05.0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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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애(사회·1)

우리나라의 현행 선거 연령은 만19세이다. 일반적으로 선거 연령을 정할 때는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 문화, 국민의 의식 수준, 교육적 요소, 정치사회적 영향, 미성년자의 신체적‧정신적 자율성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입법 기관이 그 연령을 결정한다. 우리나라의 선거권은 1948년 헌법 제정 후 만21세 이상에게 보통 선거권이 주어졌고 1950년에는 만20세로 변경되었다. 2005년도에는 선거 연령을 만18세로 정하자는 열린우리당과 이전 그대로 만20세로 유지하자는 한나라당과의 논의 끝에 만19세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만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만18세에게 국민의 의무는 다하라고 하면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권리인 참정권은 주지 않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실은 과연 정의로운가. 이 모순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 세 가지를 간추려보면 첫째, 만18세에게 선거권이 부여된다면 청소년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1998년도에 개정된 우리나라의 청소년 헌장 제11조에는 청소년은 자신의 삶과 관련된 정책 결정 과정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물론 만18세가 모든 연령대의 청소년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0대의 목소리가 선거를 통해 직접 전달되어야만 정치적 참여의 보장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 정치의 역사가 새로운 발전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둘째,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는 만18세부터 보장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18세는 국가나 공공 기관에서 공적 업무를 맡는 공무원의 자격을 얻을 수는 나이이고 개인적인 결혼이나 자동차 운전이 허용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국민의 4대 의무에 해당되는 납세와 병역의 의무 또한 만18세부터 져야 하는데, 국민으로서의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법치상의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적절한 선거 연령의 조건들과 사회적 실효성을 고려했을 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만18세에게 선거권은 당연히 부여되어야 한다.

셋째,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2013년 2월 15일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2백32개국 기준으로 만18세 이하로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는 모두 2백15개국으로 전체의 92.7%에 이른다. 물론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가 다르고 정치적, 사회적 상황이 매우 다양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국가들이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함으로써 세대 간의 정치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민주주의의 형평성을 제고하여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데 달성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로부터 정치적 선진국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만18세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선거권 확대의 과정이다. 과거에는 동등한 인간으로 취급 받지 못했던 빈민, 여성, 흑인 등은 정치적 참정권을 획득함으로써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제 남은 정치적 과제는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일이다. 만19세 미만의 국민은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기본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적 판단능력 운운하며 만18세의 국민적 의무는 강요하고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는 현행의 선거권 제도의 정당성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만18세 청소년도 엄연한 국가의 주권자이며 그에 따라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정치적 권리를 가진다. 만18세 청년 세대가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절대적인 선거 연령에 의해 제한되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무한히 발전될 수 있는 열린 이념이 아닐까.

박정애(사회·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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