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독소전쟁사1941-1945, When Titans Clashed: How the Red Army Stopped Hitler

저자 : 데이비드 글랜츠

출판사 : 열린책들

 월드컵 축구 같은 국가대항전에 흔히 나오는 말로 독일은 전차군단, 스페인은 무적함대라고 부른다. 전쟁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은 전차군단과 무적함대는 당시 세계에서 적수가 없는 최강의 군대였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무적함대는 영국군에 패배했고, 전차군단은 소련군에게 궤멸됐다. 우리가 전쟁에 대해서 배우는 지식은 할리우드 영화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정확한 면이 많으며 좀 더 객관적으로 정확한 지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 전쟁을 단순히 오락의 대상 정도로 여기는 것은 어느 면에서 위험한 점도 있다.

2차대전의 정확한 그림에 도움이 되는 좋은 책으로 ‘독소전쟁사1941-1945’를 추천한다. 저자 데이비드 글랜츠는 미국인으로서 독일,소련 사이에 중립적인 견해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이었던 독일-소련 전쟁을 잘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벌지 대전투는 사소한 동네 전투 정도로 보이게 된다.

독소전쟁은 일단 스케일면에서 엄청나다. 처음 독일이 진격을 시작했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소련 모스크바까지 거리는 1천1백km이고, 1941년 겨울 전선의 북쪽 끝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쪽의 스탈린그라드 까지는 1천5백km거리다. 대형 공세가 시작되면 보통 1백개 이상의 사단이 투입되어 전투참여인원이 2백만에서 3백만명 정도가 됐다. 개전초기 키에프 포위작전에서 소련군 40만명이 포로로 잡혔고,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는 독일군 40만명과 동맹군 45만명이 죽거나 포로로 잡혔다.

 
 

이 책은 중국 동북지방에서의 소련군과 일본군의 전투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2차대전 초기에 일본군이 소련군을 기습공격했다가 반격을 받아서 큰 손실을 보았고, 이때 소련군의 전력을 파악한 일본군은 2차대전 중에 소련군을 공격할 계획이 없었다. 이점을 간파한 스탈린은 극동지방의 병력을 최소한으로 유지시키면서 모든 자원을 독일과의 전투에 투입하였다. 1945년 봄 독일이 항복한 뒤에 소련군은 대규모 병력을 극동지방으로 이동시켜서 45년 8월에 중국 동북지방의 일본군을 공격하였고 독일과의 전투에 단련된 막강한 소련군에게 일본군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소련군이 일본 홋카이도 상륙작전을 준비하던 중에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이 항복하면서 전쟁은 종결되었다.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중요한 점이 있는데, 전투가 단순히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의 준비회의에서 공격효과가 가장 커 보이는 목표지점을 선정하고, 이에 맞춰서 물자 집적, 부대 재배치를 거친 후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당시로서는 신무기인 탱크와 항공기를 이용한 새로운 작전개념을 수립하고 이를 계속 발전시킨 것도 인상적이다. 소련의 전쟁무기와 물자 공급에 미국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인류역사상 전쟁이 없었던 적은 거의 없었고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에서도 언젠가는 전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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