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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見不如一作 시대
  • 이석현(응용화학생명공학) 교수
  • 승인 2016.03.2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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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현(응용화학생명공학) 교수

지난 반세기 고분자 전공과목을 맡아 강의하면서 이 분야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우리 삶의 토대를 바꾸어버렸는지 눈으로 직접 보아왔다. 예컨대 60년대 여성들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킨 것은 범용성 플라스틱이다. 일상에서 쓰고 버리는 대부분의 플라스틱과 나일론 같은 합성 섬유의 탄생은 분명 우리 생활패턴을 바꾸어 놓았다. 70~80년대는 범용성을 넘어 물성이 우수한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각종 구조재로 쓰이면서 천연목재나 금속 등을 대체해 왔고 90년대는 반도체 ICT와 보건의료 산업에 필수적인 기능성 고분자들이 국가 성장동력의 핵심소재로 성장하였다. 다가올 반세기엔 또 어떤 기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날 제2의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이 어쩌면 우리 삶의 바탕을 흔들어 놓지는 않을까. 이 기술은 지난 80년대 고분자소재에서 탄생한 비교적 간단한 기술이었는데 디지털영상지식과 강한 레이저 그리고 나노입자 같은 극미세입자들이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제는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금속과 세라믹까지도 쉽게 녹아 점으로 투사되고 이들이 모여 다시 선이나 면으로 층층이 쌓이면서 입체적 형상이 만들어지는 기술이다. 가까운 장래에 프린터의 가격이 싸지고 인쇄할 수 있는 부피가 시간 당 10cc 수준에서 1백cc수준으로 높아지면 대량생산도 불가능하지 않다.

19세기 후반 인상파 화가들이 물체의 고유의 색 대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색깔을 붓의 덧칠을 통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로 이미지화 할 수 있었던 데는 빛과 색깔에 관한 당시의 과학지식과 휴대가 가능한 원색 물감튜브가 있었다. 가상의 이미지가 현실공간에 그대로 구현되는 3D프린팅시대. 즉 누구나 각자의 기호나 신체적 틀에 맞는 용품들을 직접 디자인하여 만들어 쓸 수 있고 심지어 문화예술분야까지도 시작품이 기반이 되는 그래서 가히 百見不如一作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미래 디지털 사회 분명 각종 사물들은 점점 더 스마트해져 인간이 사물에 종속되는 사고방식이 만연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게 되고 일상의 삶의 단면들이 방대한 디지털 정보로 기록되고 있어 인문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삶과 사물을 이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준다.

앞으로 인류가 당면하는 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요구되는 공통된 인재상은 창의성과 전문성, 바른 인성과 협업 그리고 도전정신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수업태도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 토론식 수업은 아직도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 우리 학교 3월 달력에 ‘남의 뜻대로 살아가려면 배우지 마라. 사치다’라는 글귀가 올라있다. 학생들한테 이미 노트할 내용을 PT자료로 내주고 토론자를 미리 지정해 토론을 유도해도 연필 들고 노트하는 타성에 젖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창의성이란 외부에서 누군가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끌어내는 것이라 믿는다. 토론식 수업을 통해 형성되는 비판적이고 상호보완적인 사고가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토론문화가 도전정신과 협업마인드를 고취시킬 것이다. 아주인 여러분! 앞장서서 토론중심수업의 개척자가 되어 디지털시대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이석현(응용화학생명공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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