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관에서 지난 14일 화재가 발생다고 한다. 자세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후 남은 담배꽁초에 의해서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화재는 금방 진압됐고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부 학교 구성원들의 공공의식에 구멍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대학에서 우리는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고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며 사회 지식인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대학에서 학문을 공부하는 지성인 중 하나가 벌인 몰상식한 이번 사건은 우리 학교의 낮은 시민의식의 단편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계속해서 회자될 지도 모른다.

비단 원천관 화재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들에서도 부족한 시민의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 비흡연 구역에서의 흡연은 해묵은 갈등으로 계속돼 왔으며 바닥을 굴러다니는 쓰레기들은 예삿일이다. 더군다나 기온이 더 올라가게 되면 테라스에서의 음주문제 또한 다시 시작될 것이다. 언제나 듣는 ‘나 하나쯤이야’ 혹은 ‘다른 사람도 다 하는데 뭐’라는 식의 자기 합리화와 함께.

7~8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는 흡연에 있어 매우 관대한 분위기가 형성됐고 술집, 식당 할 것 없이 대부분의 공공장소에 재떨이가 구비돼 있었다. 대학가에선 동아리실, 과방 할 것 없이 흡연이 있었고 캠퍼스 음주문화는 대학의 낭만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이는 우리 학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당시의 사회통념은 오늘날과 다르다. 과거 한국사회의 통념이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개인의 자유로 인식했다면 지금의 흡연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오늘날의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생활을 지킬 권리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타인의 생활을 침해하지 않음을 기본 골자로 한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했다면 그에 따른 우리의 시민의식 또한 성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일로 비춰 봤을 때 우리 학교의 시민의식은 아직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잘못을 한 사람이 비록 소수일지 모르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은연중에 실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표출화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와 학생회가 위 문제 해결을 위해 제도적 변화나 순찰을 통한 노력을 잠깐 동안이지만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학우들의 시민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아주대 학우들이 지성인에 걸맞은 시민의식을 향유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