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주대학교 커뮤니티의 각축을 다투는 아주인과 페이스북 페이지 아주대학교 대나무숲(이하 아대숲)은 공통적으로 사용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두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과 댓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 이유 중 첫 번째는 체계적인 관리자의 유무이다. 총학생회 ‘아주맑음’이 관리하던 시절의 아주인에서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주인에서는 작년 우리 학교 35대 선거에 출마한 두 선본 임팩트와 아특시에게 무차별적인 언어 폭력을 가했다. 특정 선거인에 대한 근거를 알 수 없는 소위 ‘찌라시’성 비난은 흡사 1950년대 눈 앞에 보이는 사람마다 공산주의자라고 축출하는 사냥과도 같았고 그 상황은 지속적으로 방치됐다. 명목상 총학생회가 관리한다고는 했지만 익명으로 공론화되기 위해서 관리자가 게시를 해야만 하는 아대숲과 근본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아주인은 익명성의 폐해에 조금 더 노출된다. 물론 아대숲에서도 논쟁이 없지는 않지만 아주인과는 다르게 많은 수의 관리자들을 동원하여 필터링을 하고 논란이 일 때마다 적극적으로 사과하며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 번째는 소통 구조의 차이이다. 대나무숲의 경우 게시글 작성자는 아주대의 많은 학우들이 구독하는 아대숲에 본인의 게시글을 공론화하기 위해서 익명으로 글을 투고한다. 댓글 작성자는 익명 댓글을 남기는 방법도 물론 존재하지만 일반 댓글을 다는 것보다 훨씬 번거로운 익명 댓글을 달 시도를 쉽게 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면 아대숲에서는 상대적으로 댓글로 의견표현을 할 때 본인의 계정 정보가 노출되기 쉽다. 반면에 아주인은 게시글 작성자도 댓글 작성자도 모두가 익명이기에 번거로운 절차나 필터링 요건을 거칠 필요도 없이 작성하는 그대로 게시글이 되고 댓글이 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아주인 이용자들은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특성을 보이고 ‘일베’나 ‘오유’로 대표되는 양 극단의 커뮤니티의 전철을 밟는 듯 표현의 자유를 가장한 배설물을 투척하는데 거침이 없다. 수강신청 시즌이 되면 학우들이 강의평가를 확인하기 위해 아주인에 들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러한 저급한 문화가 지속된다면 아주인이 잘 보존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저급하고 상스러운 화제로 본인들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귀속되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집단들을 힐난하는 마녀사냥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이 상황은 계속돼서는 안된다.

한 때 아주대학교 커뮤니티의 선두주자였던 다음 카페 ‘아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아좋사)’은 관리자가 손을 떼고 나서는 중고장터로 전락해버렸다. 각종 상품과 이벤트들로 학생들을 끌어 모으며 아주대학교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표방하던 아주가치는 아주인에서 약장수라는 의심의 폭격만을 맞은 채 그 이상의 커뮤니티로의 발돋음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 때 익명의 순기능을 보여줬던 그러나 지금은 기울어가는 아주인에게 묻고 싶다. 그대는 안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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