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에는 ▲기쁨이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 ▲슬픔이라는 다섯 가지의 감정들이 11살 소녀 라일리 속 감정본부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라일리 앞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보고 각각의 성격에 알맞은 감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들은 라일리의 기억에 저장되며 인격을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들도 함께 성장한다. 그러던 와중 라일리가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하면서 겪는 사건들로 인해 슬픔과 기쁨이 감정본부 이탈하게 되면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말하는 핵심 주제가 시작된다.

이 영화를 통해서 피트 닥터 감독은 ‘인간은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고 전한다. 또한 닥터 감독은 라일리의 모습을 통해서 감정이 없다면 인간은 인격체로서 살아가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발상은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부터 지금까지 인간 내면에 대해 이해를 말할 때 ‘감정’을 중요시하는 학자들은 거의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감정은 어떠한 판단에 따른 부차적인 것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하나의 현상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은 인간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는데 있어 감정이 우선시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이는 영화 속에서 기쁨과 슬픔을 잃어버린 후의 라일리의 모습에 찾아볼 수 있다. 라일리는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힘들어 한다. 지쳐가는 라일리를 위로하기 위해 기쁨이는 라일리에게 기뻐했던 기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러나 슬픔이가 기쁜 기억을 슬픈 기억으로 왜곡하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기억 속의 통으로 빨려 들어가 감정본부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기쁨과 슬픔을 표현할 수 없게 된 후 라일리는 자신이 겪는 일에 대해 알맞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 슬픔과 기쁨이 없는 라일리는 완전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감정을 상실한 상태에선 라일리는 자신에게 소중했던 가족과 하키 그리고 우정이 중요한지 전혀 알지 못하다가 기쁨이와 슬픔이가 돌아와 감정을 되찾으면서 본래의 삶을 되찾는다. 감정의 부재 속에서 라일리는 자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또 하나의 것은 감정 간 이해의 중요성이다. 다섯 가지 감정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기쁨이는 라일리가 기쁨만을 누리기를 바란다. 그래서 슬픔이가 라일리의 기억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기쁨이와 슬픔이가 같이 감정본부에서 이탈했을 때 라일리와 어린 시절 공유했던 추억을 잃어버린 상상 요정 빙봉을 눈물로 공감하며 위로해주는 슬픔이의 모습을 보며 슬픔이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슬픔이가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필요한 감정이라는 것을 기쁨이가 깨달은 것이다. 결국 기쁨이와 슬픔이가 서로의 중요성을 이해한 뒤 감정본부로 돌아왔을 때 라일리는 한층 더 성숙하게 된다. 즉 자신 안에 있는 하나하나의 감정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성장함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안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두 감정, 기쁨과 슬픔은 현대 사회에서 전혀 다른 취급당하고 있다. 기쁨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좋은 감정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슬픔은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숨겨야만 하는 감정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슬픔의 역할을 보았듯이 슬픔은 감춰서도 안 되고 내 안의 하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감정을 통해서 내 자신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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