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룡(전자·92)
▲ 김성룡(전자·92)

 새롭던 대학 생활로 정신없이 바빴던 일학년이 지나고 본격적인 전공 수업이 시작됐던 이학년 여름학기 초였습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동기·선배님들과 함께 이공관 계단에 모여 앉아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던 시절이 기억나네요. 그 후로 어느덧 2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고 제가 경험했던 일들을 이렇게 지면을 통해서 후배들과 공유하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졸업 후 제가 지금껏 겪고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고 재학시절 꿈꿨던 대로 길을 걸어 왔는지 제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라는 아날로그 전문 반도체회사에서 고전압 반도체 엔지니어로써 고전압 반도체 소자 및 집적회로 공정기술 개발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3학년 초에 제1회 삼성전자 논문공모전을 준비하고자 최연익 교수님께 지도를 받던것을 계기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취업준비로 바빴던 일반 학생들과는 달리 제게 있어서 학부생활은 그렇게 절실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재학기간 중 불어 닥친 외환금융위기로 많은 기업체들의 부도 및 경영악화로 인한 취업기회 소멸은 저를 절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에 저 자신을 철저하게 준비시킨 좋은 동기 부여가 된 것입니다. 우리 학교를 먼저 졸업한 선배로서 그리고 사회생활을 좀 더 일찍 시작한 인생선배로서 사랑하는 후배님들이 학교나 직장 및 사회에서 생활하는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강조하고자 싶은 말씀은 성공의 무한동력은 끊임없는 ‘동기부여’라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원생활을 마치고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곳이 세계 최초의 반도체 회사인 페어차일드반도체의 한국지사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직장생활과 회사가 기대하는 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중압감, 직장 선배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등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뭔가가 긍정적으로 되어간다고 믿으면서 자신감을 갖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결국에는 좋은 결과로 미국 메인주의 본사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이런 성과가 쌓여 좋은 조건으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로 스카웃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우리는 종종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자꾸 꼬이게 되면 불안감을 느끼면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게 될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감을 잃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시기만큼이나 나쁜 상황일 때도 동기부여가 중요합니다. 새로운 생각이나 자신감을 갖으려는 의지가 상승세를 타게 만들고 그렇게 되면 마침내 동기부여에 대한 보장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이대로’는 실패를 위한 주문입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현재 사회에서 적응하며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불가능해’라는 말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생각하시고 ‘다시 시도해야 해’로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세 번째로 수많은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이 오늘의 당신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날 여러분이 있기까지 여러분들을 도와주신 가족과 교회, 스승님, 친구들, 그리고 학교 등이 여러분들과 함께해준 시간을 합하면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치가 될 것입니다. 잠시 동안만이라도 이런 생각을 한다면 오늘날 여러분들이 있기까지 이렇게 투자해주신 분들에 대한 큰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차근차근 갚아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도전과 실패는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산에 오르려면 산을 봐야 하고 강을 건너려면 강을 봐야 합니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혹은 강과 바다를 건너기 위해 이러한 험난한 계곡과 사나운 물살을 지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더구나 시도도 해보지 않고서 말이죠. 여러분들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사실은 의심이 여지가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정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강연에서 인용했던 구절을 소개하고 이글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현재의 여러분에 만족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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