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해성(건축) 교수
제해성(건축) 교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을 역임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받은 건축학과 제해성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제해성 교수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인터뷰를 끝나고 보니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온화한 미소로 반겨주는 교수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Q. 건축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떤 매력 때문인가

A. 어릴 때부터 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이 원하는 건축물이나 도시환경을 만들 수 있는 건축에 관심을 가졌고 문학 작가들이 소설이나 작품을 내놓는 것처럼 건축의 창작적인 측면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건축을 할 때 정해진 비용과 시간 내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기 쉽지 않다. 실현 가능한 건축이라는 것은 창작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도 같이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머릿속에 건축물로 형상화 시키고 싶었던 가치라고 여겼던 것이 실제 건축물로 태어나면 상당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엔 건축물을 만들고 설계하는 것보다 건축물을 창출할 수 있게 하는 힘인 국가정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Q.학생들과 있었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A. 옛날 학생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구속된 학생들에게 면회를 갔던 기억도 있다.(웃음) 그리고 현재 학교가 많이 발전을 했지만 내가 부임했을 당시는 시설이 많이 미진했었다. 옛날부터 설계실에서 새벽 1~2시에 나가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 시간엔 학교에서 문을 잠갔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물훔통을 타고 내려가다가 떨어져서 다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만큼 옛날엔 교육환경이 열약했었는데 지금보면 시설이 엄청나게 발전한 걸 느낄 수 있다. 요즘엔 졸업하고 나서 학생들한테 축하해줄 수 있는 제자들이 많아 상당히 보람차다. 제자들이 설계한 신학생회관, 웰빙센터, 종합관을 보면 내가 건설하는 것보다 뿌듯하다.

 

Q.교수님만의 강의철학이 있다면

A.나는 강의철학이 분명하다. 좀 더 현실에 적응해 맞춰 가는 것이다. 나는 건축이 창의적이라고 해서 창의만을 위한 창의를 권장하지 않는다. 창의성만 생각해 기상천외한 것들만 만들어 내려고 학생들이 시간이나 노력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학생들을 제 2의 빌 게이츠로만 만들고자하는 교육을 경계한다. 물론 한 두 학생이 제 2의 빌 게이츠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다른 학생들을 저버릴 수밖에 없게 된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은 전체의 수준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학생들이 큰 꿈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만큼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차근차근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을 무시한 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이루어지지 않을 행운만 바라면 결국은 후회하게 된다. 학생들이 현실을 직시하여 허황된 꿈에 시달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 중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허황된 생각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허황된 생각보다는 현실에 적응해 이를 헤쳐 나가는 실용적인 생각을 많이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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