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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에 부쳐
  • 조광순(영문)교수
  • 승인 2016.03.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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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순(영문) 교수

올해는 셰익스피어가 53세를 일기로 서거한지 400주년이 되는 해다. 2년 전인 2014년은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었다. 2014년부터 2016년의 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셰익스피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처럼 셰익스피어의 탄생과 서거를 전 세계적으로 기념하는 것은 동시대 작가 벤 존슨이 이야기한 대로 그가 르네상스 영국의 영혼이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의 문호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사상은 인류의 정신이요 그의 작품은 인류문화의 경전이다.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카알라일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지성적인 작가라고 평가했고『삼총사』의 작가인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뒤마는 셰익스피어가 조물주 다음으로 많은 인물을 창조해 내었다고 칭찬했다.

셰익스피어는 37편의 극작품과 154편의 소네트 그리고 4편의 장시를 남겼다. 셰익스피어가 최고의 작가라고 인정을 받는 이유는 그의 작품에 나타난 포괄성과 보편성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 로마 문학을 변형하여 창조한 새로운 형식에 인류보편적인 문제를 담아냈다. 지금까지 인류가 남긴 최고의 시행인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시작하는 독백에서 햄릿은 진리를 알려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햄릿은 과연 유령은 존재하는가 아니면 환영에 불과한가, 복수가 정의인가 아닌가, 인간의 존재는 죽음으로 사라지는가 아닌가 등에 대한 사유를 계속하고 이것이 그를 숭고한 존재로 만든다. 리어왕은 “우리들이 태어날 때 바보들만 있는 이 큰 무대에 나온 것이 슬퍼서 우는 거야”라고 말한다. 인간은 고통을 주고 고통을 받는 바보들이다. 셰익스피어는『리어왕』에서 바보들이 우글거리는 세상에서 구원은 가능한가하는 문제를 던진다. 오셀로는 왜 그토록 사랑하는 데스데모나를 죽여야 했는가? 북 아프리카의 무어인으로서 베니스사회의 가치관에 동화했던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가정은 그의 존재를 일순간에 무너뜨렸다. 맥베스는 덩칸왕을 죽이고 권력을 잡았으나 그는 대신 잠을 죽이고 바닷물을 물들이고도 남을 살인의 피 때문에 괴로워한다.

셰익스피어의 인간성에 대한 통찰과 인간사회에 대한 분석은 희극과 사극과 말기극에서도 이어진다.『좋으실 대로』에서 셰익스피어는 갈등으로 점철된 인간사회에서 통합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한다. 비록 그 존재가 환상적이고 동화적이나 아든 숲에서는 모든 불화와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태풍』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 미란다는 욕망과 광기와 원시의 저편에 있는 멋진 신세계를 본다. “놀라워라,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 이런 인간이 사는 세상은 얼마나 멋진 신세계인가?”

셰익스피어는 이미 우리 정신에 내재되어 있고 우리의 문화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일 중의 하나는 셰익스피어를 체험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골라서 그의 대사를 음미하며 읽거나, 인간의 언어 영역을 넘어선 소네트를 암송할 수 있다. 아니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베를리오즈가 작곡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들을 수도 있고, 베르디의 오페라 ‘오셀로’를 감상할 수도 있다. 만약 영화를 좋아한다면 일본 감독 아키라 구로사와가『맥베스』를 소재로 하여 만든 불후의 명작 ‘거미의 성’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속에 살아있는 셰익스피어를 가장 쉽게 잘 느끼는 방법은 극장에 가서 연극 한 편을 보는 거다. 2016년에 우리는 벤 존슨처럼 기도한다. “셰익스피어여 일어나서 우리에게 빛을 비추시라.”

조광순(영문)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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