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돈(생명) 교수
최상돈(생명) 교수

 Q 간단하게 소개와 함께, 적을 두고 있는 생명과학과와 분자과학기술학과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 부탁한다.

A 2006년도에 우리 학교에 왔고 학부 상으로는 자연대 생명과학과, 대학원 과정으로는 두뇌한국21플러스(BK21+)의 교수로 있다. 지구상 생명체의 다양성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공부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어떻게 태어나고 살 수 있는가에 대해 공부하는 과가 생명과학과이다. 분자과학기술학과는 사실상 프로젝트 팀으로 16년 전쯤 우리나라의 연구력이 선진국에 비해 뒤진다는 판단 하에 대학원 학생들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BK21+라는 3단계 사업에 우리 학교에서 유일하게 진입해 성과를 보이고 있다.

 

Q 작년 8월 R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하여 메르스 총설논문을 발표하였고 그 이전에는 인간 유전자 지도 만드는 프로젝트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일들에 대해 어떤 포부를 가지고 연구를 했는가.

A 내 모든 연구의 원동력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인간의 기억과 생명현상 등에 관심을 끊임없이 갖다 보니 오늘날 교수라는 이름으로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있다. 메르스 연구를 할 때 이야기를 하자면 작년 5월 한국에서 메르스가 발병하고 급속도로 퍼져나갈 때 나라 전체가 메르스로 뒤덮일 수도 있었다. 잘못하다가는 한 민족이 몰살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이 과학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판단을 하였다. 곧바로 똑똑한 학생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 메르스 연구에 몰두하며 해결책을 강구했다. 약으로써 효용성이 있을만한 것들을 찾아놓고 정리하고 있을 때 쯤 되니 메르스가 진정돼 메르스에 대해 정리하자는 측면에서 총설논문을 쓰게 됐다. 그 때 당시에는 애국심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었다.

 

Q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보람찬 일들과 힘든 일은?

A 우선 연구를 할 때 보다 보람찬 일들이 훨씬 많다. 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은 연구할 시간은 많아서 좋을 지도 모르지만 외롭고 동기부여가 될 기회가 별로 없다. 대학에 교수로 남아있으면 하고 싶은 연구도 할 수 있으면서 젊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고 그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생물학이 필요 없는 학과의 학생들 역시 1학년 때 필수적으로 생물학을 수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은 그 과목을 왜 배워야하는지 모르고 가르치는 교수도 의구심을 가져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뭔가 답답해진다. 다행히도 배우고자 하는 욕심을 가진 학생들은 수업이 관계가 없더라도 눈을 반짝거리며 잘 따라오는데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힘든 마음을 조금씩 치유하곤 한다.

 

Q 본인의 특별한 강의 철학이 있다면 설명 부탁한다.

A 강의철학이 중요할까 싶다. 강의는 학생들이 공부를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줄 뿐이고 공부라는 것은 외롭게 깨달아 가는 과정일 뿐이다. 강의에서 학문을 알려주기 보다는 이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와 어떻게 10년 앞을 미리 설계할 수 있을지를 깨우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다만 교수가 그런 말을 하면 학생들이 잘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학생들과 나이차가 2-30년은 나지만 친구처럼 대하고 조언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 졸업 후에도 와서 사소한 이야기를 1-2시간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은 이런 상황에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친구처럼 편하게 대한다는 점에 되게 기특해하며 즐거워한다.

 

Q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으신지

A 살아가면서 일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싶다. 빈 항아리에 모래를 채워 넣고 나중에 조약돌을 채워 넣으면 나중에 큰 돌을 집어넣을 공간이 없게 된다. 사소한 것들을 집어넣고 나면 중요한 것들을 채워 넣을 공간이 없다. 중요한 것들을 먼저 채우고 나면 조약돌을 넣을 자리가 생기고 사소한 모래를 집어넣을 공간도 남게 된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중요한 일을 먼저 해나가고 나중에 소소한 것들로 자기 시간을 채워야 시간이 흐른 후에 정말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가 하는 질문에 '과학에 한 획을 그은 최상돈. 말 한 마디와 행동 하나가 학생의 동기부여와 목표 설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 그렇게 남는다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라고 대답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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