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배 교수
김상배 교수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슬프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미안한 소식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분석에 따르면 2년제 대학을 포함한 34세 이하 대졸자의 51.1%가 캥거루족이라 한다. 2010년 8월과 2011년 2월에 졸업자를 대상으로 졸업한지 18개월 뒤에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결혼하고 독립한 대졸자들도 부모로부터 결혼비용을 지원받는 경우가 많음을 생각하면 실질적인 캥거루족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캥거루족에는 부모와 동거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람들 (1유형,10.5%), 부모와 동거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받지도 주지도 않는 사람들(2유형,35.2%) 부모와 동거하지는 않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람들 (3유형,5.4%)이 포함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 유형이 35.2%로 1, 3유형의 합 15.9%보다 많다는 점일 것이다. 저명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에 따르면 15년 후에는 현재 일자리의 절반가량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래저래 젊은 층들은 캥거루족으로 몰리게 되는 모양새이다.

자연스레 캥거루족이 되는 원인이 궁금해진다. 당연히 취업과 관련될 것인데 표가 이를 보여준다. 정규직 및 풀타임 취업률에서 차이가 남은 당연한 것이지만 더 눈여겨 볼 것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한 비율이다. 캥거루족은 19.5% 만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한 것에 비하여 비캥거루족은 2배가 넘는 42.3%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 진학할 때 학과를 성적에 맞추어 선택한 경우에는 58.1%가, 대학재학중 취업 목표가 없었던 경우에는 54.5%가 캥거루족이 된다는 것이다. 안타까움 속에서도 탈출구가 보인다. 목표를 뚜렷이 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많은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들은 졸업할 때까지도 ▲스펙 맞추기에 연연하여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한다는 것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자신의 인생설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영락없이 캥거루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어찌 사회인으로서의 인생이 성공적일 수 있겠는가.

그러니 이제 스펙 따위는 치워버리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곁눈질하지 말자. 꿈을 기르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면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자.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어느 길을 갈지 망설이지 말자. 가슴이 시키는 대로 과감히 선택하자. 어차피 미래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곳, 어느 길이 좋은 길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못 가지고 뒤를 돌아보는가. 그리고 일단 선택했으면 끝을 보자.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버리자. 그렇게 한계를 긋는 생각이 내 인생을 망칠 것이므로. 그리고 기억하자. 성공의 비결은 실패한 횟수보다 한 번 더 시도하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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