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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택의 자유조차 없는 ‘또 하나의 약속’
  • 아주대학보사
  • 승인 2014.03.14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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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개봉 초기부터 축소상영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여타 영화상영관들은 이 영화의 높은 예매율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몇 안되는 개봉관을 배정했고 관객이 적은 시간대에 영화를 상영했고 외압이 있지 않았냐는 의혹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소규모 영화 투자자들은 롯데시네마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로 고발했으나 현재까지 롯데시네마 측에서는 영화 축소 상영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약속’은 2003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입사해 2005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난 고(故) 황유미 씨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에는 삼성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표현들이 스스럼없이 등장하며 황유미씨 이외에 반도체 공장에 다녔던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하지만 영화가 이처럼 반기업적이고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는다고 해서 영화 자체의 상영을 줄인다는 것은 부당하다. 이는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기도 전에 상영관 측에서 영화를 검열해 우선적으로 배제시킨다는 것이고 영화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과 같다. 롯데시네마를 비롯한 영화상영관들에게 최대 광고주인 삼성에 대한 비판적인 영화내용이라도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다는 것 자체를 막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다.
사회구조나 계층의 특징을 담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문화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일어나는 것들 중 어떤 소재를 다루든 간에 예술은 누구도 그 작품을 침범하지 못할 고귀한 자유가 있다. 영화의 특성상, 상영관을 임의로 조정해 이를 막는 이번 사태는 대부분의 상영관을 가진 대기업들이 권력을 남용해 문화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엎는 횡포와 다름없다. 앞으로 영화계에 이번 일과 같은 사건이 계속된다면 현실비판적인 작품들이 나오기에 각박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비슷한 영화들이 투자나 배급 단계에서 제작에 실패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력한 사회집단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지만 알리는 것을 고의적으로 막는 것은 문제인 줄 알면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꼴밖에 안 된다. 이러한 영화들을 접할 수 있어야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모른척하고 지나가는 사건들에 대해 사람들에게 각인될 수 있고 사회적인 의식이 깨어나고 이를 보는 비판적인 눈이 생길 수 있다. 문화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담는 최적의 통로이며 사회 구성원이 생각과 관념을 가장 효과적인 감각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영화상영관들은 지금부터라도 ‘또 하나의 약속’의 상영관을 늘리고 대한민국에서의 문화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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