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노후화된 남제관의 현 상태를 진단하고 기숙사 신축 계획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한다.

우리 학교 남제관
우리 학교 남제관

하루 종일 수업을 듣고 저녁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남제관에 들어온 앗쭈군은 씻고 단잠을 청하려하지만 샤워실은 이미 다른 학우들이 사용하고 있어 반대편 동을 찾아 샤워를 마쳤다. “싼게 비지떡이지“ 그래도 비교적 싼 기숙사비를 생각하며 불편한 점에 대한 불만을 누르고 잠을 청했다.

 

낡을 대로 낡은 남제관

남제관에 대한 불만들
남제관은 1976년 3월 준공되어 이번 해 건설 된 지 40년을 넘어서고 있다. 용지관이 1991년 화홍관이 1997년에 준공되어진 것과 비교하면 남제관이 약 두 배나 오래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준공 된지 40년이 지나 노후화 된 남제관에 학생들이 크고 작은 불편사항들을 제기하고 있다.

남제관에 대한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좁은 공간을 들 수 있다. 남제관은 대부분이 4인 1실로 구성되어 현재 6백8십명 학우들이 거주중이다. 방 하나에 5.64평으로 개인당 1.46평 밖에 쓰지 못한다. 남제관에 4인 1인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생활관 안선미 담당자는 “대부분을 4인 1실로 배치하는 이유는 2인 1실로 변경하거나 개인공간을 늘인다면 기숙사에 들어 갈 수 있는 학우들의 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방이 좁다보니 수납공간도 부족해 학우들이 소집품을 어디에 놓아둘지 몰라 불편을 겪고 있다. 복도에 모든 방문을 관찰 할 수 있는 cctv가 없어 도난사고가 발생해도 범인을 찾기 쉽지 않아 보안 문제에 취약하다. 또한 남제관 옆에 오수처리장이 있어 악취가 대기 중에 퍼져 학우들이 곤욕을 치르곤 한다. 우리 학교 배수관의 특성상 폐쇄형 맨홀뚜껑을 사용할 수 없어 악취가 대기 중에 퍼지는 것이다. 남제관의 침대는 학교 재산 등록 전산 시스템에 1997년도에 등록돼 있어 최소 18년 동안 교체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음악 동아리들이 있는 구학생회관과 근접한 남제관의 위치는 기숙사생들이 소음 공해를 겪게 한다. 남제관 기숙사생들의 민원으로 공연동아리들에게 경고가 주어지기도 했지만 공간 재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과 동아리들의 방음시설 설치 예산 부족의 이유로 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왼쪽에 인터넷 배선이 놓여 있고 오른쪽에 가구가 배치돼 안 그래도 좁은 바닥에 랜선이 어질러진다. 이로 인해 학우들이 걸려 넘어 지는 등 생활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1백40여명이 사용하는 한 층에 공용샤워시설이 4개 밖에 없어 학우들이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는 다른 학우들이 다 씻을 때 까지 기다리거나 비어있는 샤워실을 찾아 헤매는 경우도 있다.

2010년 일 년 동안 남제관에 살다가 자취를 시작한 이현우(경영·4) 학우는 “퀴퀴한 냄새가 나는 좁은 복도와 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 퇴사했다”며 “돈이 더 들더라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자취를 택했다”고 밝혔다.

샤워부스가 적어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학우들이 불편을 겪는다.
샤워부스가 적어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학우들이 불편을 겪는다.

생활관 보수 내역과 상태
학교 측은 용지관 2, 3, 4층의 옷장들부터 교체하고 모든 건물들의 침대들을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으로 남제관 앞 오수처리장 맨홀뚜껑을 교체했지만 오수처리장과 가까운 남제관의 위치 때문에 완벽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생활관 유경호 담당자는 “남제관이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관리가 힘든 부분이 있다”며 “환경개선을 하기에도 주어진 예산이 빠듯하다”고 밝혔다. 노후된 남제관에 대해 건축공학과 차희성 교수는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종합적 수명은 20년이다”며 “남제관 현재 상태를 진단해 보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의 건축 환경 상 건물을 40년 가까이 썼다면 쓸 만큼 쓴 상황이다”고 말했다.

남제관 거취에 대한 결정이 필요한 때

저렴한 기숙사에 대한 수요 존재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많은 남제관이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만족을 느끼는 학우들도 존재한다. 남제관에 거주하는 김은환(정치외교·2) 학우는 “노후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남제관에 거주하게 된 이유는 우리 학교 기숙사 중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대학알리미가 발표한 2014년 경기도 소재 대학 기숙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남제관은 기숙사를 가진 경기도내 4인 1실 가격 중 13번째로 낮아 우리 학교의 기숙사 입사비는 저렴한 수준이다. 아주비전 2023에 나온 것처럼 남제관을 허물고 국제학사와 같이 2인 1실 구조의 신축 기숙사를 지으면 입사비가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저렴한 입사비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기숙사에 대한 선택안이 없어지는 상황이 된다. 이에 김 학우는 “좋은 조건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학우들의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학교에서 저렴하면서도 좋은 환경의 기숙사를 제공해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원하는 기숙사 위해 정확한 수요조사 필요해
환경보다 가격을 중요시하는 일부 학우의 의견을 접한 생활관 유경호 담당자는 “가격을 좀 지불하더라도 공용시설과 휴게시설이 쾌적한 환경의 기숙사만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전해 들어보니 신축에 앞서 어떤 형태의 기숙사를 원하는지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보면 학교 측에서 기숙사 건축과 공간 배치를 결정함에 앞서 학생들의 기숙사 수요 조사를 할 때 입사비와 환경 중 어떤 사안을 더 우선시 하는지 항목의 세분화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학우들이 기숙사에 갖는 의견을 최대한 많이 확인할 수 있는 수요조사가 진행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기숙사 건축과 공간 배치에 대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낙후된 남제관 뒷편
낙후된 남제관 뒷편

 

남제관의 거취 결정 위해 2차 기숙사에 대한 논의 시작해야
아주비전 2023에는 2차 기숙사를 짓는 내용까지 나와 있다. 노후된 남제관의 대대적인 보수를 할지 재건축을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신축 기숙사에 대한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 기획처 이관용 담당자는 “아주비전 2023은 말 그대로 추상적인 계획이다”며 “국제학사가 완공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아직 2차 기숙사에 대한 논의를 추진 중에 있지 않았다. 추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제학사의 경우 2011년 10월 정책 연구 추진 단계부터 시작해 2014년 12월 완공까지 3년이 걸렸다. 2차 기숙사에 대한 계획과 기존 기숙사들의 향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소요시간이 걸릴지 모르고 앞으로 기숙사를 이용할 미래의 학우들을 위해서도 2차 기숙사에 대한 논의가 재빨리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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