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김순태(환경) 교수가 ‘계절관리제 기간 수도권 경유차 배출에 의한 PM2.5 농도 영향’ 논문으로 ‘제65회 한국대기환경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한국연구재단-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이하 계절관리제)의 효과를 확인해보고자 경유차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주된 대기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과 1차 초미세먼지다. 내연기관의 연소 과정에서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데 이들은 2차 초미세먼지의 생성에 관여하고 일부 성분들은 발암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겨울철 대기오염이 심해질 때 경유차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를 분석한 연구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란?

계절관리제란 PM2.5(이하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아지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정책을 시행하는 제도다. 해당 기간 동안 배출가스 5등급의 경유차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운행이 제한되며 수도권 출입 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및 출력 제한과 대형사업장의 자발적 감축 협약과 이행 및 ▲발전 ▲산업 ▲생활 ▲수송 등 부문별 추가적인 배출 감축 조치를 시행한다.

계절관리제가 시행되는 12월에서 3월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9㎍/㎥으로 그 외 기간의 평균 농도 20㎍/㎥ 대비 45%가량 높다. 이 시기에 국내에서의 배출을 추가적으로 줄여 미세먼지의 기저 농도를 낮추고 고농도 미세먼지의 빈도와 강도를 완화해 국민건강을 보호하고자 계절관리제를 시행한다. 김 교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건강상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노약자들의 경우 심하면 조기 사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유차에서의 배출이 줄어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질소산화물은 산화 과정을 거쳐 질산 등의 중간물질로 전환된 후 물리화학적 반응을 통해 질산염으로 바뀐다. 이렇게 전환된 질산염의 농도가 증가하면 초미세먼지의 농도 또한 증가한다. 역으로 경유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줄이면 초미세먼지 농도도 그에 비례해 감소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는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다. 계절관리제가 시행된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에 질산염 농도가 되려 증가했고 다음 달인 2월과 3월이 돼서야 질산염의 농도가 감소했다. 월별 질소산화물의 감소 영향이 음과 양의 방향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해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경유차 오염물질 배출량 감소 효과가 상쇄됐다.

이러한 현상은 ‘NOx-disbenefit(이하 질소산화물 불이익)’ 효과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대기 중에는 ‘오존’이라는 산화제의 대표적인 물질이 있는데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감소가 오존의 증가로 이어진다. 오존의 증가는 질소산화물의 질산으로의 산화를 촉진시켜 최종적으로는 질산염의 농도를 높인다. 단적인 예시로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많은 중국 동부지역에서 2020년 초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의 발생에 따라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오존의 농도가 증가해 외려 2차 초미세먼지 농도의 증가가 보고된 사례가 있다.

수도권에서 질소산화물 불이익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는 수도권의 질소산화물과 1차 초미세먼지의 배출 비중이 전국에서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배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배출 밀도가 높다는 것인데 배출 밀도는 사람이 얼마나 좁은 지역에 많이 살고 있는가를 나타낸다”며 “즉 인구 밀도가 높아서 발생하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공회전과 저속 주행이 발생하고 저속 주행은 같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고속 주행 대비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바로 질소산화물과 1차 초미세먼지다. 상기된 질소산화물 불이익은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풍부한 지역에서 일어난다. 불행히도 수도권은 배출 밀도가 높아 질소산화물과 1차 초미세먼지의 배출이 풍부하기에 질소산화물 불이익 효과가 일어난다. 이는 곧 초미세먼지의 농도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이다.

 

계절관리제가 효과적으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계절관리제가 초미세먼지 농도 감축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논문 속 타 오염원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그대로 가정한 Case 1과 타 오염원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50% 감소를 가정한 Case 2의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ase 2의 경우 수도권 경유차 배출에 의한 기간 평균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 영향은 1.3㎍/㎥으로 Case 1에 비해 0.5㎍/㎥ 증가했다. 이는 Case 2에서 질소산화물의 배출 감소로 오존 농도가 변화하여 질산염 농도에 대한 영향이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 경유차 배출 저감 효과가 질소산화물 배출 조건에 따라 달라짐을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수도권과 같이 질소산화물 농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다양한 질소산화물 배출저감 조치를 통해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김 교수는 북풍이 불 때 서울에서 질소산화물이 감소 시 수원 쪽에도 좋은 영향이 있음을 언급하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는 것은 맞지만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상생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계절관리제를 경제적 효과와 국민들의 관심 증가가 야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3차에 걸친 계절관리제를 통해 초미세먼지 2㎍/㎥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1㎍/㎥을 줄이기 위해서는 5조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며 “2㎍/㎥을 줄인 것이니 10조 이상의 효과가 난 것이고 초미세먼지 감소의 경각심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한계점도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감축 목표치의 부재를 지적하며 “궁극적으로 초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국민과 함께 실천해야 하는데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가오는 기후 문제나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기후 문제나 대기오염을 누군가 줄여줄 거로 생각하지 말고 내가 줄임으로써 기후 변화를 완화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대중들에게 기후 문제나 환경 문제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대기오염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전 지구적인 문제고 모두 연결돼있다는 과정을 이해하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TIP

1차 초미세먼지 : 산업시설, 자동차, 난방 및 에너지 사용 등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1차 배출되는 초미세먼지

2차 초미세먼지 : 황산염, 질산염과 같이 대기 중 반응에 의해 2차 생성되는 초미세먼지

㎍/㎥ : 마이크로그램 퍼 큐빅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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