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단대신문에서 수습 기간을 마쳤음에도 우리 학교로 학적을 옮기고 본보에서 수습기자 생활을 다시 시작한 것도 그래서였다.

이미 한번 경험한 수습이기에 적응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던 예상과 달리 첫 기사부터 사고를 쳤다. 폭우로 인한 우리 학교 피해를 취재하다 한 취재원으로부터 교내 모 사무실에 정전 피해가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시설팀에 확인차 연락을 취했지만 폭우와 정전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문의가 부서 간 오해로 번졌다. 필자는 필자대로 불려가 혼났고 취재원 역시 입장이 곤란해졌다. 취재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니 몇 번이고 불려가 혼나더라도 온전히 감당해야겠지만 선의로 제보를 한 취재원이 난처해지는 건 있어선 안됐다. 한 번의 실수가 이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 일로 필자가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기는 커녕 불화만 조장하는게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취재원이 내게 정보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민 끝에 취재원은 자신이 제보한 일이 세상에 알려져 변화하기를 바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취재원 보호는 언론의 의무지만 취재원이 다칠까 두려워 이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다. 사회의 곪은 부분이 바뀌지 않으면 언젠가 취재원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취재원 보호에 힘쓰되 취재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정보를 제공해 알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는 것 역시 언론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본보의 수습기자로서 우리 학교 내 다양한 소식과 논란을 취재하는 필자다.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소재를 취재할 때면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다. 하지만 더이상 취재 자체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취재원과 사회 양측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기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싶다. 그런 의무감으로 오늘도 살얼음판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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