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과 이번 달 초까지 유독 노후 건물에서 사건사고가 거듭됐다. 지난 2019년 화재가 발생했던 팔달관에 이어 지난 3일 동관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지난달 19일 팔달관은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곤욕을 치렀다. 일련의 사고가 직접적으로 시설 노후화 문제와 관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학우들의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은 일련의 상황을 관통하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본보는 2019년 팔달관 화재 당시 화재 경보기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 대처의 미흡함을 보도한 바 있다. 학교 측은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약속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동관 화재의 발견자와 해결사는 모두 학우였다. 화재 경보기 알람이 울리면 즉각적으로 실제 화재 및 시스템 오작동 여부를 파악하겠다 다짐했던 3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특히나 동관의 경우 서관과 더불어 시설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반복돼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변화는 전무한 실정이다. 팔달관의 경우 1993년 준공 이후 25년 이상 동일한 변압기를 사용 중이다. 공동주택관리법상 권장하는 변압기 전면교체 주기를 이미 넘은 것이다. 학교 측은 전기사용 급증에 따른 과부하로 이번 정전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반복되는 미흡한 대처와 노후된 건물에 대한 방치를 거듭하는 학교 측의 태도는 학우들의 불안을 늘릴 뿐이다.

지난해 12월 등록금심의위원회 제1차 회의록에서 학생위원은 “본교의 동관과 서관 노후화로 단기적인 기간 내로 해당 공간에 대한 신축 또는 공간 활용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아주반세기관을 건립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질문한 바 있다. 지난 7월 제86차 대학평의원회 회의록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설 노후 등으로 건물 신축과 같은 환경 개선이 필요해 기부 노력과 더불어 재단의 지원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에서 드러나듯 학교 측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두가 안다. 기존 시설의 보완과 노후 시설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지금 더 이상 눈앞의 문제를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학교의 발전도 발전이지만 현재 학내 구성원이 살아가는 지금 이 공간의 안전을 위한 개선과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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