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2.11.21 월 16:43
상단여백
HOME 학술
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치료에 한 발짝 전진
  • 남궁민재 기자
  • 승인 2022.09.19 18:10
  • 댓글 0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할리우드 배우 존 허트 그리고 2002 월드컵의 영웅 유상철. 이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췌장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췌장암 환자의 대부분이 초기 증상이 없고 암을 발견해도 치료가 까다로운 탓에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췌장암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서 예후가 좋지 않으며 악명 높은 암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갈 길이 먼 췌장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 의료진과 제약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췌장암은 어떤 암인가?

췌장은 위의 뒤쪽에 있는 기관으로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분비해 십이지장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췌장은 조직학적으로 외분비샘과 내분비샘으로 나뉜다. 췌장암은 췌장에 생겨난 암세포의 덩이를 칭하며 췌장암의 85% 정도는 외분비샘으로 부르는 췌관에서 생긴다. 췌장이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몸 안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암이 생겨도 발견이 쉽지 않고 진단 또한 어렵다. 따라서 복부 통증과 황달 등의 이상 증세를 느낀 후 병원을 찾아도 주변 림프절과 장기에 암이 퍼져 췌장암 4기를 진단받을 확률이 높다. 이처럼 췌장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며 발견된다고 해도 수술할 수 있는 비율은 약 10%에 불과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췌장암으로 인한 진료 인원은 2016년 1만6천86명에서 2020년 2만8백18명으로 4년 만에 약 30%가 증가했다. 췌장암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져 왔지만 서구식 생활 방식의 유입으로 인해 췌장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의료 기술 발달로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지만 아직 모든 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다.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평균적으로 70%를 웃돌지만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3.9%에 불과하다.

췌장암의 원인은 무엇인가?

췌장암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진 바 없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K-Ras 종양유전자의 돌연변이 및 종양억제유전자인 p53과 p16 그리고 DPC4 등의 비활성화로 보고됐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흡연과 식이 그리고 만성 췌장염 등이 보고되고 있다. 흡연은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췌장암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흡연자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1.7배나 높다. 최근에는 식이 습관이 췌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육류와 지방 그리고 탄수화물 등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췌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지고 과일과 채소 등을 섭취하면 췌장암의 위험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또한 보고되고 있다.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 세포들이 염증을 앓으면서 섬유조직으로 변해 췌장이 딱딱해져 기능을 잃게 되는 병이다. 또한 만성 췌장염과 췌장암은 구별하기 어려워 철저한 구별진단이 필요하다.

췌장암의 치료 방법

췌장암을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췌장암 환자의 대부분이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일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술 외 보조적 치료가 필요할 경우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한다. 방사선치료는 암 크기를 줄이는 역할을 해 환자의 증상 완화와 생명 연장의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항암화학요법과 같이 받을 경우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항암화학요법은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체내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췌장암 치료를 위해 쓰이고 있는 항암제는 대표적으로 5-FU와 젬시타빈 등이 있다. 5-FU는 췌장암 외에도 유방암과 위암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제로 세포가 증식할 때 필요한 DNA를 복제할 때 필요한 RNA 단백질을 교란해 세포분열을 막고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젬시타빈은 췌장암 외에도 난소암과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제로 전이 췌장암의 1차 선택약으로 사용된다. 젬시타빈은 DNA의 구성성분 중 하나인 피리미딘 유도체로서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 중에 대신 결합해 암세포의 분열을 저해하는 세포독성 항암제다.

췌장암은 수술이 어려워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의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항암화학요법 중 젬시타빈은 췌장암 환자의 약 55% 정도가 K-Ras와 P53 유전자에 동시 변이가 있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젬시타빈 단독 치료가 5-FU 단독 치료보다 효과가 탁월하다. 따라서 젬시타빈은 췌장암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제이며 희망과 같다.

우리 학교 윤태종(약학) 교수 연구팀은 K-Ras와 P53 유전자에 동시 변이가 있어 젬시타빈 항암제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했다. 연구는 윤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조영석 교수가 참여했으며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췌장암 치료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졌으며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 부분을 효과적으로 편집해 냄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의 한계로 남아 있던 유전자 가위 단백질 소재의 혈관 내 분해 문제를 해결해 췌장암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 소재가 암세포에 전달되지 못하고 혈관 내에서 분해됐다. 윤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형태의 유전자 가위 물질을 나노 캐리어에 탑재하는 경우 안정적으로 혈관 내에 존재하게 되고 암세포에 표적 전달이 가능한 점을 이용했다. 유전자 가위 물질을 나노 캐리어에 탑재해 두 가지의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편집할 수 있게 됐다.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1백 개를 시도하면 1개만 성공하고 99개는 실패한다. 윤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신약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윤 교수는 “희망을 품고 계속해서 시도하고 연구하면 췌장암도 어느새 다른 질병들처럼 쉽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의 연구와 시도를 믿고 인정해주면 어느 순간 치료가 어려웠던 병들도 쉽게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출처=무진메디>

Tip.K-Ras는 세포의 성장과 성숙 그리고 죽음을 조절하는 세포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이다

p53은 DNA 손상을 받은 세포가 세포 주기 및 사멸을 조절하기 위해 활성화 시키는 단백질 전사 인자이다

남궁민재 기자  minjae020301@ajou.ac.kr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궁민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주요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