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동물보호센터 대형견 보호실 모습 <출처=용인시청>
용인시 동물보호센터 대형견 보호실 모습 <출처=용인시청>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반려인은 약 1천4백48만 명으로 인구 약 3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무더기로 유기되고 있다. 유기되거나 유실된 동물의 경유지 역할을 하는 ‘용인시 동물보호센터’에 직접 다녀왔다.

필자가 방문한 용인시 동물보호센터(이하 센터)는 수의사와 상담사 등의 전문 인력이 동물을 관리한다. 센터는 유기 동물을 직접 구조한 후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공고한다. 공고 기간이 지나면 새로운 보호자에게 입양될 수 있도록 돕는다. 애당초 2백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으나 현재 3백 마리 이상이 입소해 복도까지 가득 들어찬 상황이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의사항을 전달받았다. 강아지들이 복도에서 짖고 있는 모습을 보며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졌다. 용인특례시 동물보호과 최혜영 주무관은 “한정된 공간에 마릿수가 늘다 보니 환경이 열악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며 “몇몇의 복지를 위해 다른 동물들의 인도적 안락사 처리 결정은 쉽지 않고 동물을 보호하는 사람도 보호소에 있는 동물도 힘든 상황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주 봉사활동은 견사 청소다. 강아지를 놀이터로 내보낸 뒤 견사 내부를 깨끗이 청소한다. 놀이터로 나간 강아지를 다시 견사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몇몇 강아지는 사람의 품이 익숙한지 필자의 바지 냄새를 맡거나 안기려고 들었다. 그러나 또 다른 강아지는 도저히 견사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지를 않아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직원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강아지들이 많다”고 말했다. 코를 찌르는 지린내에 코를 틀어막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좁은 공간에 있는 강아지들 대부분이 유기 동물이라는 점은 필자를 분노케 했다.

2020년 기준 약 13만 마리의 동물이 유기 또는 유실됐다. 현재 센터에 입소한 동물 중 23%만이 주인에게 반환되는데 사실상 70% 이상이 유기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2021 동물복지 정책개선 방향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유기 동물의 발생 요인은 ‘반려인의 책임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6.5%로 가장 많았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임장춘 대표 훈련사는 유기 동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입양 전에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을 이해하고 배움으로서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이 줄고 유기 동물도 감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사람도 출생신고를 하듯이 반려동물도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나라도 2개월 이상의 강아지는 등록하게 하고 있지만 등록률은 2020년 기준 38.6%이다. 반려동물 미등록 시 4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 90%가량의 등록률을 보이는 영국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이다. 실제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사회성 향상과 심리적 안정감 등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 훈련사는 “반려동물 입양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며 “입양 또는 분양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은 바비인형이 아니다. 인형처럼 호기심에 온갖 이름을 붙이면서 놀다가 시간이 지나 질린다고 버려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것을 입양 아동을 유기하는 것과 동일시한다면 유기는 상상 못 할 일이다. 반려동물 유기가 반인륜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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