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수원역 인근 성매매업소 집결지가 문화 공간 ‘기억공간 잇-다’(이하 잇-다)로 탈바꿈됐다. 잇-다는 60여년 동안 음지였던 구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시민들과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어두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잇겠다는 의미다. 단층 건물로 전시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된다.

잇-다는 수원특례시(이하 수원시) 도시재생 사업의 결과물이다. 지난해 수원시는 성매매업소 중심을 가로지르는 폭 6m와 길이 163m 규모의 소방도로를 개설했다. 도로 개설구간 내의 잔여지에 있던 성매매업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잇-다를 탄생시켰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추진으로 집결지의 폐쇄를 가속화했지만 업주의 반발이 컸다. ‘가로정비추진단’은 지속적으로 성매매 업주를 설득하며 자진폐쇄를 유도했다. 수원시 여성정책과는 탈성매매를 희망하는 여성에게 생활비와 직업 훈련비를 지원했다. 당시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최승렬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집결지를 점검했고 업주로부터 자진폐쇄 약속을 들었다. 결국 지난해 5월 31일 모든 성매매업소가 자진 폐쇄했다.

잇-다에서는 다음 달 21일까지 ‘집결지의 기억, 도시의 미래를 잇다’를 제목으로 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 ▲기억을 함께 잇는 방법 ▲미래를 향한 기록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와 변화 ▲집결지를 기억하는 사람들 등의 주제로 1900년부터 올해까지 집결지의 형성과 변천 과정을 보여준다. 기획전은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운영되지 않는다. 이아진(사회·1) 학우는 “이렇게 깊은 사연이 있는지 몰랐고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여동규(경영·4) 학우는 “성매매를 가업으로 삼는 이가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전시를 통해서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개관식에서 잇-다가 성평등 도시 수원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지역주민의 문화거점 그리고 편안한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여성인권돋음 활동가 그림 씨는 잇-다가 거점공간이 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림 씨는 “음지였던 곳이 잇-다로 바뀌어 호기심을 갖는 시민도 있었다”며 “시민분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청 관계자는 “다음 기획전의 주제는 공모를 할 예정이니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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