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학생들이 바라는 학생식당의 모습을 보고 우리 학교 식당의 발전방향을 모색한다.

앗쭈군은 이번 달도 재정난에 허덕인다. 방세, 관리비, 교통비를 제하고 앗쭈군에게 남은 것은 단돈 15만원. 한달간 다시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앗쭈군을 위해서, 앗쭈군과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학우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학식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우리가 원하는 학생식당

1천원의 아침식사:
서울대학교
지난 6월 서울대는 ‘1천원 아침 메뉴’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규칙적으로 식사하도록 장려하고, 식비에 사용되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화려한 메뉴로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단돈 천원에 울고 웃는 학생들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천원 밥상 도입 첫날에만 평소 학식 이용자의 두 배에 달하는 학생들이 학생식당을 이용하며 본래 취지에 걸맞은 성과를 냈다.

성낙인 총장은 “대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현실을 개선하고 아침식사를 잘 챙겨먹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1천원의 아침식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게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밥값을 낮추면서 생기는 손실은 후생복지기금 등을 이용하여 메울 계획이다. 재정적 문제보다는 학생 복지를 우선시 하는 서울대의 정책은 학생식당도 학생의 복지로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 1000원 식단
서울대 1000원 식단

 

학교직영식당 최고가가 2천2백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의 학생식당은 점심시간이 되면 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로 가득하다. 외대 학생식당은 ▲경향신문 경제연구소 ▲지속가능사회 ▲현대리서치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이 공동 조사한 13년도 ‘대학지속가능지수’의 ‘학생식당만족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계속해서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2005년 8월 가격 상한선이 2천 2백원으로 정해진 이후로 지금껏 가격의 인상이 없다는 점도 외대 학식을 부각시키는 요소다. 외대학보사 임채윤 전직기자는 “모두 한국외대가 학생식당을 ‘직접운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이윤이 목표인 외부업체와 달리 학교 직영으로 운영되는 식당은 이윤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질의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완제품이나 반제품을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 임대식당들과 다르게 학교에서 고용한 조리사들이 음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리하며 학교 직영 식당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학식 운영에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학내 ▲기념품점 ▲외대서림 ▲음료자판기 등 다른 사업을 함께 진행하여 학생식당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우리도 했었다. 1천원 식권:
아주대학교

지난 해 11월 우리 학교 성호대교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아주대학교와 11번가가 함께 준비한 ‘11번가 희망식탁캠페인’이다. 학생식당 식권을 1천원에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파격적 행사였던 만큼 준비한 모든 식권을 소진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협의를 통해 학생식당 측과 식권의 사용방법, 기간을 결정한 뒤 값싼 식권을 판매한다. 발생하는 손실은 11번가의 사회공헌자금을 통해 충당됐다.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로 학업과 취업준비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천원식권과 장학금을 지급’하는 이 행사는 단발성 행사로 끝난 것에 아쉬움이 남지만 외부 기업체로부터 후원을 통해 싼 가격의 식권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학생식당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학식업체 박주원 담당자는 “많은 사례는 아니지만 몇 개 대학 같은 경우에는 외부 기업 로고를 노출 시키고 ‘이 식당은 무슨 기업에서 지원하는 식당입니다’ 하고 지원해주는 사례도 있다”며 “이런 제도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학우들은 대체적으로 학식을 보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우들은 대체적으로 학식을 보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앗쭈군이 가지는 불만

학생식당 만족도 설문조사
학생식당의 만족도를 평가하기 위해 학보사 자체 설문조사를 지난 24일부터 3일간 진행했다. 총 240명의 학우가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학생식당 만족도는 ▲불만족 18.4% ▲약간 불만족 27.6% ▲보통 34.2% ▲약간 만족 14.5% ▲만족 5.3%로 집계되어 학우 중 상당수가 현재 학생식당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항목별 불만족 비율은 ▲가격 54% ▲맛 48% ▲양 41% ▲서비스 22% 순이었다.

학생식당이 개선해야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가격인하 ▲맛과 질 개선 ▲메뉴의 다양화 ▲위생 ▲지루한 메뉴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학식업체 박주원 담당자는 “원가·인건비 상승을 생각해 볼 때 학생식당 메뉴 가격을 더 낮추기 어렵다”며 “새로운 메뉴 개발을 통해 학생들의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무팀 안영식 담당자에 따르면 우리 학교 학생식당 메뉴 가격은 주요 대학 학생식당 가격의 평균치와 유사하다. 그러나 김찬중(정치외교·4) 학우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코스요리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3백원짜리 백반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외대처럼 학식이 월등히 뛰어난 학교가 있다면 그만큼의 기대치가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학생식당의 개선노력은 학생들의 기대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익명의 학우는 “학교 지원금 강화 등으로 가격 유지 및 음식 질의 향상이 필요”하다며 개선 방향을 언급했다.

학우들이 생각하기에 우리 학교 식당은 만족스럽지 못한 편에 속한다.
학우들이 생각하기에 우리 학교 식당은 만족스럽지 못한 편에 속한다.

 

 

 

 

 

 

 

 

 

 

 

학생식당은 앗쭈군을 어떻게 만족시키려 하는가

학식 업체 담당자 박주원 부장 인터뷰
Q.학식 업체가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았죠. 이전 학식 업체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어떤 부분에서 이전 업체와 차별성을 두고 있나요?
A.일단은 푸트코트 같은 모델들, 메뉴들도 메일 바뀌는 식판에 대한 메뉴들이 아니라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해보고자 하는 컨셉을 가지고 노력했습니다. 그걸 위해서 다른 대학교 학식업체에 대한 모니터링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선호도가 높은 메뉴들로 구성했고, 양식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판매하던 것과는 다르게 외부에서 판매하는 것들을 도입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급식에서 주던 양식과 원가가 비교하기 힘들만큼 차이가 납니다. 맛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구체화해서 짜다, 싱겁다 혹은 차다, 뜨겁다 같은 것들을 스티커 붙이기를 통해서 의견 수렴도 있었습니다. 우선 음식이 너무 짜다는 반응이 많아서 그 부분을 개선했고, 국이 너무 차다는 말씀도 많아서 전기 국통을 배치했습니다. 작은 노력으로 실질적 개선을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설문 조사결과 맛과 가격에 대해서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떤 식으로 개선하실 생각이세요?
A.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예전보다 경영여건은 더 나빠졌습니다. 1,2년 전과 학교에서 주신 입점 조건은 동일한데 인건비와 물가, 여러 가지 비용들이 상승했습니다. 학식 가격만 유지되고 있는 거죠. 가격과 맛, 양은 학생식당 업체가 가지는 가장 구조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뿐만아니라 산업 전체에 깔려있는 어려움이라 현실적으로 가격을 내리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대안으로 학생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체 메뉴를 개발하려 노력중입니다. 예를 들어 치킨텐터카레라이스 같이. 원가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죠. 메뉴 다양성을 추구를 통해서 가격과 맛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려 합니다.

Q.학식로드 모니터링 요원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것을 통해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네. 피드백들을 통해서 학생들이 원하는 것들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탕 종류의 메뉴를 구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선택이 떨어지는 패스트푸드를 축소하고 분식류를 신설할 생각도 있고, 오늘의 메뉴 컨셉으로 음식을 바꿔가며 판매해서 고정된 메뉴에 느끼는 지루함을 없앨 계획도 있습니다.

Q.한국외대 학생식당의 경우 학교 직영으로 운영되어 상당히 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업체에 대한 지원이 있는지, 만약 없다면 지원을 통해 더 나은 학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학교에서 저희에게 임대료를 면제 해주고 있기는 합니다. 이 부분이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지원이 있어 여유가 생긴다면 확실히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다만 학교에서도 대학간의 경쟁에서,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학교나 업체가 직접 부담하는 방법보다는 외부와 협력을 통해서. 예를 들어 총학의 활동과 연계한 기업의 도움일 수도 있겠죠.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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