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2.11.21 월 16:43
상단여백
HOME 만남
“전략적 무능을 택하세요”KT 신수정 부사장을 만나다
  • 정민규 수습기자
  • 승인 2022.08.31 19:24
  • 댓글 1

일에 전념하며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직원에게 그러길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리더가 있다. 일을 통해 성장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는 ‘일의 격’ 작가이자 2만6천명의 SNS 팔로워를 보유한 기업인 신수정 KT 부사장을 만났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KT Enterprise 전체 부문을 맡고 있는 부문장이자 KT에서는 부사장을 맡고 있는 신수정이다.

Q. KT Enterprise 부문은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 곳인지 궁금하다.

KT에는 두 가지 사업 분야가 있다. 하나는 B2C 사업으로 우리가 보통 아는 핸드폰이나 인터넷 사업을 말한다. 또 하나는 B2B 사업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이 B2B 사업을 KT에서는 KT Enterprise라고 칭한다.

Q. 삼성 SDS, SK인포섹 (현, SK쉴더스)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는 KT Enterprise 부문장까지 경력을 보유하고 계신다. 이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나 가치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의 격’ 책에도 썼는데 이런 커리어를 할 거라고는 계획도 안 했고 생각도 못했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크롬볼츠 교수가 성공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봤더니 80%가 자신이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대로 진행됐다. 운이 따르는 사람들의 5가지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낙관성 ▲위험 감수성 ▲유연성 ▲인내심 ▲호기심 이 5가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운이 잘 찾아온다며 계획된 우연이라는 표현을 썼다. 생각해 보니 나는 인내심은 조금 부족해도 낙관성과 유연성 그리고 호기심이 있었고 위험이 왔을 때 감수하는 경향이 있었던 거 같다. 이것이 이런 커리어를 갖게 된 요소가 아닌가 싶다.

Q. 오랜 기간 리더로 계셨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나 자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리더가 멤버와 다른 점은 멤버는 자신이 잘하면 되지만 리더는 다른 사람이 잘하게 도와줘야 한다는 거다. 자신이 똑똑하고 잘하는 게 초점이 아니다. 훌륭한 축구 선수와 훌륭한 코치가 다르듯 리더의 초점은 자신이 잘하는 게 아니라 우리 팀원들이 성장하고 마음을 합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리더의 가장 큰 자질은 다른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보게 하고 동기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Q. 현대 사회에서 좋은 리더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리더의 초점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있다. 가르친 학생 중 대학교 학생회장이 있었다. 그 학생은 학생회 임원들과 마음을 합쳐 무언가 움직이는 게 어려워서 찾아왔었다. 리더가 일을 할 때 본인의 사심이 작용하는가에 따라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가 갈린다고 생각한다. 나쁜 리더는 조직을 자신의 사심을 채우기 위해 조직을 이끌거나 리더십이 있더라도 선하지 않은 방향으로 조직을 이끈다. 반면 좋은 리더는 조직의 건강한 목표를 위해서 조직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고 사회에 선한 유익을 제공하는 목표를 가지고 사심을 최소화해 조직 전체에 발전을 도모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2만 6천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계시다. SNS 활동을 활발히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어딘가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마흔다섯의 나이에 시작했다. 내가 SNS를 본격적으로 한 게 45살이다. 10년이 넘었다. 책과 사람으로부터 얻은 아이디어나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일기장이 아닌 SNS를 택한 이유는 공개 석상에 기록하면 지속적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을 거 같아서다. 나 혼자서만 기록하면 지속성이 없는데 블로그라든지 페이스북 등의 공개형 플랫폼에 꾸준히 기록하면 다른 사람이 보게 되니까 지속성이 생긴다. 시작은 사소한 메모들이었는데 사람들의 팔로잉 덕분에 기록을 지속해올 수 있었다.

Q. SNS의 장점이 '약한 연대'라고 하셨는데 약한 연대란 무엇인가.

강한 연대(strong tie)라는 건 학과 친구들이나 부모님 이런 사람들과 이루어지는 연대를 말한다. 강한 연대의 대상은 한정돼 있다. 또한 강한 연결은 주로 자기 수준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약한 연대의 SNS는 자기 수준의 사람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도구가 된다. SNS는 나와 다른 직업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사람들과 약한 연결이 형성돼 필요할 때 활용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아이디어를 받는 사람은 강한 연결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약한 연결에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약한 연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SNS는 장점을 지닌다.

Q. 대학생들이 SNS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이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학생들도 꾸준히 자신의 경험이나 배운 것들을 SNS에 짧게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면 좋겠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 또한 된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이나 읽은 책을 짧게라도 축적하다 보면 다른 사람이 나의 SNS를 봤을 때 이 사람은 뭔가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줘 연결되기가 훨씬 쉬워진다. 용도를 분리한 계정 운영도 방법이다. 일상의 기록은 A 플랫폼을 내 생각은 B플랫폼을 활용한다면 SNS를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Q. SNS 활동도 접고 일에 전념하며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직원에게 그러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앞으로 기업이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할지 궁금하다.

사실 기업은 똑똑하고 역량 있는 사람이 오래 있는 걸 원한다. 하지만 개인의 측면에서는 조금 다르다. 본인에게 필요한 커리어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쌓을 수 있으며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옮기고 싶어 한다. 옛날에는 기업이 사람을 뽑는 게 마치 군대 같았다. 신병이 들어오면 상사가 직접 붙어 교육했는데 지금은 점점 프로 축구단처럼 돼가고 있다. 축구단이 선수들에게 처음부터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알아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즉 개인이 스스로 실력을 길러야 한다는 거다. 예전에는 기업이 신입사원을 잔뜩 뽑아서 몇 년간 교육했다. 그런데 지금은 대기업도 신입사원 공채를 안 하고 경력자를 뽑고 있다. 대학생들도 변화에 발 맞춰 입사 자신의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Q. '일의 격' 책을 출판하면서 일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직장인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하셨다. 일을 통해 성장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첫 번째는 하찮은 일은 없다는 거다. 내 책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빵을 굽는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남과 다르게 빵을 굽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일을 좋은 일과 나쁜 일로 나누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일이든 굉장히 훌륭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그냥 아르바이트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어떤 사람은 나중에 내가 식당을 운영하게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며 운영을 배우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마음가짐에 따라 같은 일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어떤 일을 맡았을 때 하찮다거나 내 수준에서 할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 일을 통해 나의 가치를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축적과 발산을 이야기하고 싶다. 일을 하면 금방 효과가 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쌓고 인내하며 축적해야 발산이 되는데 너무 빠른 결과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학교 공부도 똑같다. 하루 이틀 밤새워서 잘될 수는 없지 않나? 이 부분을 기억하면 좋겠다.

Q. 전략적 무능을 선택하라고 하셨다. 전략적 무능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시간은 한정돼 있다. 시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모든 걸 다 잘하려고 하면 사실 힘들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잘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중요한 것만 잘하고 나머지 분야에는 일부러 바보가 되라는 이야기다. 나에게 중요한 일이 코딩을 배우는 거라면 그걸 배우는 동안에는 우선순위가 낮은 다른 일에는 건 일부러 무능한 것처럼 보이고 시간을 아끼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Q. 아주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커리어 일 거다. 나아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하는 중요한 고민이 있을 거다. 첫 번째 직장으로 어떤 업종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첫 번째를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에 들어갔다면 앞으로도 쭉 인터넷 비즈니스와 관련된 커리어를 밟게 될 거다. 마찬가지로 건설 회사에 들어간다면 건설업의 커리어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첫 회사가 어쩌면 내 평생의 업종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업종을 깊이 있게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의 실력과 전문성을 나 스스로 길러야 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직접 창업을 해본다는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좋겠다. 예전에는 졸업 후 평생 회사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충분히 창업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세상을 볼 때 비즈니스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시각은 회사에 들어가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그러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전략적 무능을 선택하세요” KT 신수정 부사장이 말한 것처럼 효율적인 시간 관리로 스스로 능력을 키워 좋은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 KT 신수정 부사장

정민규 수습기자  minque7@ajou.ac.kr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민규 수습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주요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