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생회 공약 이행 평가 매니페스토 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단과대를 제외한 전 학생회의 공약이행 과정이 실렸다. 2년 전 모든 학생회가 개교 이래 최초로 매니페스토를 거부했고 지난해 경영대학 학생회 ‘시나브로’ 측이 답변을 거부했던 이후 오랜만의 순항이다.

올해 매니페스토의 특징은 방대한 공약이다. 대부분의 학생회에서 예년 대비 많은 공약을 내세워 진행 중이다. 대면 학사운영으로의 전환이 활발한 학생회 활동을 장려했다고 볼 수 있다. 앞장선 학생회와 동아리 그리고 소학회 등 여러 학생자치기구들의 협력 속에서 학생사회는 조금씩 활기를 띄고 있다.

고착화됐던 학생사회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 확산이라는 유례없던 위기가 닥친 것은 어쩌면 기회다. 코로나 19 확산 이전 학생회는 매너리즘과 포퓰리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학생사회의 재건과 개편을 꿈꾸는 현 학생회에게 있어 자신들의 공약 진행상황과 계획을 담아 보도할 수 있는 매니페스토는 학생회의 역할이 드러나는 하나의 매체이자 창구다. 새로운 시도들과 진행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학우들에게 가감없이 드러내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학생회의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매니페스토의 역할은 명확하다. 당선인의 공약 이행 상황을 전달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 이다. 매니페스토(Manifesto)의 어원은 ‘증거(manifestus)'다. 학우들에게 구체적인 목표와 우선순위를 명시하고 해당 공약을 이행할 것임을 밝히는 증거로서 매니페스토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대의 민주주의 실현기관으로서 학생회는 운영비를 납부하는 학우들에게 활동 내용을 투명하게 집행할 당위를 지닌다. 학내 언론으로서 본보 또한 이를 사실에 입각해 공정하게 보도해야 할 의무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관심이다. 학교는 곧 하나의 사회이며 학생자치 단체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역할이다. 대의민주주의 기구로서의 학생회가 위임받은 권한과 대표성을 잘 발휘하고 있는지 주목하며 그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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