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보 창간 48주년 축사

창간 48주년 반세기를 눈앞에 둔 이 특별한 시점에 서서 아주대학보의 성장과 발전에 축하의 말씀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 대학 학보 중에서도 아주대학보가 특별한 것은 출범을 학생들이 주도한 데에 있습니다. 아주공대학보로 출범한 1974년 5월 1일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통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척자로서의 가시밭길을 거의 반세기에 걸쳐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별한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나누어야 할 이유의 하나일 것입니다.

광장은 모든 생각을 공유하는 열린 공간이며 토론을 거쳐 정제된 생각을 집단지성으로 숙성시켜가는 발효의 터전입니다. 모든 위대한 생각은 발효의 과정을 거쳐 숙성된 결과일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광장은 인류 발전의 모태였다 할 것입니다. 현대에는 대학이 바로 그 모든 생각을 공유하고 숙성시켜가는 광장입니다. 그리고 그 광장의 무대를 학보가 열어줍니다. 학보는 대학이라는 광장의 무대입니다.

점점 더 대학인들은 자신만의 요새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교수들과 학생들 또한 대학 밖의 사회인들도 그러합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소통은 늘었지만 대화는 줄어들었습니다. 보여줌과 보여짐이 있을 뿐 대화와 사색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대학의 새로운 집단지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학인들의 대화와 사색 그리고 광장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가 대학과 대학인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학인들 모두의 광장이 필요한 이 시기에 아주대학보가 광장의 무대를 여는 또 다른 가시밭길을 걸어가 주기를 희망합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이 그러하듯 사람들 또한 스스로를 직접 보는 데에 무능력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는 데에도 그러하지만 자신의 처지와 앞길을 읽는 데에는 더욱 무능력한 것 같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만든 대학이라 그런지 최고의 교육기관이라 자처하면서도 스스로를 교육하고 발전시키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고의 연구기관이라 말하면서도 스스로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지금 대학의 위기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입니다. 대학 스스로를 보는 거울이 흐려진 것입니다.

개인의 학습 능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를 사람들은 고등인지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아가는 데에 있어 대학 역시 학습 능력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개인의 고등인지 능력처럼 스스로를 관찰하고 분석하여 평가하고 장점은 살리고 개선할 것은 그 방안을 찾아 실천해 나아가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스스로를 비추어주는 거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학보는 대학의 거울입니다. 현재를 그려주고 역사를 되살려주는 거울인 것입니다.

이제 대학은 거울을 보아야 합니다. 광장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 새롭게 열리는 광장은 앞길을 열어줄 것이며 새로 닦여진 거울은 과거와 현재를 비추어 줄 것입니다. 아주대학보가 우리 학교의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학사회의 광장이고 거울이기를 바랍니다. 아주대학보의 아름다운 제호처럼 언제까지나 아름다운 광장과 거울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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