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트후크 선언
빈트후크 선언

1991년 5월 3일 아프리카의 언론인들과 유네스코가 나미비아 빈트후크에 모여 ‘언론 자유 원칙에 관한 빈트후크 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언론의 독립성과 다원주의에 관한 자유 원칙 선언이다. 1993년 빈트후크 선언을 기념하는 의미로 유엔총회는 5월 3일을 세계 언론자유의 날이라 지칭해 국제 기념일로 지정했다. 세계 언론자유의 날은 언론이 자유롭게 ‘공익으로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위협으로부터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날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도는 42위로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언론 신뢰도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최하위 순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6개국 중 36위로 매우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도와 신뢰도 사이의 격차가 큰 이유는 일부 언론사가 언론 자유를 남용하여 언론 상업화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을 제재하는 법적 그리고 사적 간섭이 없다 보니 우리나라의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공적 기능 대신 수익에 집중하는 사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폐쇄된 인터넷 사이트 ‘ALLBACKNEWS’가 대표적인 예시다. ALLBACKNEWS가 구축한 중개 시스템을 통해 기자와 외주사는 기사 거래를 한다. 2019년 11월 기준 ALLBACKNEWS에는 1백1개 매체의 7백73명의 기자가 가입했으며 기자들이 기사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은 2억 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기사처럼 보이지만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작성하는 기사형 광고 그리고 제목 또는 내용이 유사한 기사를 반복해 작성하는 어뷰징과 같은 언론 상업화가 계속되고 있다. 언론의 상업화는 대체적으로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기에 알 필요가 있는 중요한 기사가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는 부작용을 야기한다. 표현의 자유가 사익 추구의 자유로 변질된 것이다.

세계 언론자유의 날은 자유로운 언론의 상업화를 장려한다는 취지를 가진 날이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공익을 추구한 정보 생산이다. 더 나아가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며 언론사와 언론인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이 보장하는 자유가 사익 추구의 자유가 아니라 공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영국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한국의 언론 시장은 과포화 상태이기에 보다 높은 광고 수익을 위한 관심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언론을 평가했다. 언론사는 우리나라 언론의 공익 실현을 위해서 스스로 성찰해 관심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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