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의 학보사 기자 생활 동안 4번의 마감을 거쳤다. 11편의 기사를 쓰며 알게 된 필자의 문제는 추상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사실을 전달하는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기사를 써냈다. 문학작품을 읽으며 보았던 감성적인 표현과 기교가 들어간 글을 멋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문장들이 퇴고 과정에서 사족과 군더더기로 평가됐다. 고심해서 쓴 글이 안 좋은 평가를 받자 마음이 아팠고 학보사라는 곳이 필자와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동안 써왔던 글과 다른 익숙하지 않은 글쓰기였기에 올해 개강호를 준비하던 과정에서는 유독 한계에 많이 부딪혔다. 막연히 글쓰기를 좋아했고 글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기사는 달랐다.

그만두려던 필자를 잡아준 것은 동료 기자들의 기사에 대한 열정이었다. 모두 바쁘게 움직이며 자료를 찾고 취재를 요청하는 등 더욱더 사실적이고 명확한 의도를 위해 수없이 고민한다. 필자의 문제는 취재 부족이었다. 사실만을 적기에는 매수가 나오지 않자 군더더기를 덧붙이려 했다. 기사는 자료 조사와 취재원 확보를 통해 사실을 담아내야 한다. 잘 쓰인 기사 한 편이 나오는데 필요한 기자의 시간과 노력은 상당하다. 기자들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은 그동안의 안일했던 생각을 깨우쳐줬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깔끔하고 명확한 글이 주는 힘을 체감했다. 오직 취재내용으로만 채워진 한 편의 기사는 글쓰기에 대해 가지고 있던 필자의 편협한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사실적이고 중립적인 글쓰기는 창작보다 어려웠다.

기자들이 학보에 열정을 가지고 취재에 애쓰는 이유는 학우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더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사실적인 글의 매력에 빠졌고 다른 기자들처럼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기사다운 기사를 한 편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한 명의 기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쓴 기사 하나가 가지는 힘을 믿는다. 아직 기자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다른 기자들의 열정을 닮아가며 가치 있는 글을 쓰는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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