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경을 보호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개인이 협조해도 기업의 친환경 전환을 따라잡을 수 없다. 우리는 기업의 변화를 감시해야 한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됨에 따라 우리는 생활 속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카페에선 텀블러에 음료수를 마시고 마트에 갈 땐 장바구니를 활용해 짐을 나른다. ‘용기 내 캠페인’ ‘불편해도 괜찮아’ 등 정부도 개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 캠페인 제작에 힘쓰는 모습이다. 우리 학교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학교 지속가능개발센터에서는 교내 지속가능한발전목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활동을 제보받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실천이 탄소배출 저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정부에선 1년간 텀블러를 사용하면 10kg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캐나다의 환경보호단체 CIRAIG(Center for Life Cycle of Products)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계의 질’ 측면과 ‘물 소비량’ 측면을 고려했을 때 도자기 컵이나 텀블러를 3천 번까지 재사용해도 종이컵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재사용 가능한 용기를 활용할 경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과 세척 과정의 물 소비량을 고려했을 때 매우 많은 횟수를 사용해야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생활 속 환경 보호 실천은 국가와 기업 차원의 움직임이 없다면 무의미해진다. 텀블러와 에코백을 사용해야 한다며 생산량을 늘리면 환경을 보호하는 게 아닌 다시 해치는 행동이 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195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백50만t 정도였지만 2017년 3억 5천만t으로 급증했다. 우리가 아무리 다회용품 사용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 해도 기업이 계속 생산해 낸다면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하긴 어렵다.

우리나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산업 부문과 수송 그리고 에너지 전환 등을 통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다. 화력 발전 대폭 축소 및 재생에너지와 수소 기반 발전 확대를 통해 A안의 경우 배출량을 없애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한 흡수원의 확대와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 기술 그리고 직접공기포집 등의 기술을 활용해 배출된 국내 탄소를 다시 흡수 및 제거하고자 한다.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환경 정책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 환경 보호를 위해 환경 정책과 기업들의 친환경 전환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작은 실천들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선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텀블러 사용으로 10kg의 탄소배출을 줄인다면 기업은 기술 전환으로 탄소중립 달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처럼 실천만 한다면 우리는 절대 환경을 보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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