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코딩 플랫폼 '백준'의 최백준 대표이사를 만나다

소프트웨어에 의해 모든 것이 변하는 현시대에서 전 세계적으로 아이들이나 비전공자들에게도 코딩 교육이 필수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딩을 연습할 수 있는 사이트를 물어보면 빼놓지 않고 나오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백준이다.

백준 사이트는 우리나라의 정보과학 알고리즘 트레이닝 사이트 중 하나이다. 2010년에 설립돼  C나 python 그리고 JAVA 등의 언어를 지원하며 여러 대회의 기출 문제 또한 수록돼 있다. 대학교 시절의 대회 준비사이트에서 이제는 만인의 코딩사이트가 된 백준의 최백준 대표이사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최백준이고 백준 온라인 저지라는 알고리즘 문제 푸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Q. 백준 사이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사이트는 2010년에 ICPC같은 프로그래밍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코딩테스트가 유행하면서 이를 준비하려는 사람도 유입되며 프로그래밍 대회를 준비하는 사이트보다는 프로그램 언어를 배웠을 때 연습하는 사이트라는 성향이 강해졌다. 요약하면 코딩 연습하는 사이트이다.

 

Q. 백준이라는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 부탁드린다

A. 코딩을 하면 뭔가를 만들어서 누군가를 보여주고 싶을 텐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문제 푸는 것과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어서 사람들이 코딩을 하면 뭔가 만들어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Q. 서강대 석사를 자퇴한 이유가 있으신가

A. 큰 생각 없이 대학원을 가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대학원이 아니어서 자퇴했다. 내가 생각한 기대와 현실이 너무 달라서 자퇴했던 것 같다. 뭘 해야 할까 2달쯤 방황했다. 주변에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진로를 정한 것을 보며 창업을 목표를 삼고 3달 뒤 바로 뛰어들었다.

 

Q. 사이트 운영철학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린다

A. 5년 전만 해도 없었는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이곳은 공부하는 사이트’라는 운영철학을 세웠다.

 

Q. 백준 사이트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첫번째로 대회라는 기능이 있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은 언제든 풀 수 있지만 대회는 이벤트를 위해 열심히 두세달 간 준비한 것을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푸는 것이다. 축제 같은 느낌은 없지만 경쟁하면서 생기는 순위표를 대회 중에 멈췄다가 대회가 끝나고 열어보는 재미가 있다.

두번째로 그룹이라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 역시 문제를 푸는 건데 BOJ 안에 또 다른 BOJ를 만드는 것이다. BOJ 안에서 나만의 문제를 만들고 또 풀어보는 것이 있다.

 

Q. 백준 사이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는가

A. 문제가 2만개가 넘을 정도로 많다. 평생 풀어도 못 풀 정도다. 또한 다양한 실력층을 가진 유저도 많다. 같은 실력 층의 유저만 있다 보면 답변을 받기 어렵지만 다양한  실력을 가진 유저가 있어 낮은 실력을 갖춘 유저의 질문에 답해줄 수 있다.

 

Q. 문제의 출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A. 정보 올림피아드 같은 공식 대회나 다른 자체 코딩 대회가 끝나면 문제를 가져와 이를 업로드 한다. 간혹 직접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도 있다.

 

Q.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신가

A.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다. 아마 2019년과 2020년에 UCPC라는 대회를 하는데 사이트가 서버가 다운돼 어떻게 살려야 할지 모른 적이 있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는만큼 이 일을 겪으며 서버 관련 지식에 대한 많은 것을 얻었다.

 

Q. 대표님의 solved 티어는 어떻게 되시는가

A. 플래티넘이었는데 빼빼로 데이 때 이벤트를 통해 다이아로 올라갔다. 처음 문제 푼 게 2003년인데 BOJ를 만든 이후 웬만하면 새로운 걸 공부하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 티어가 떨어질 것 같다.

 

Q. 지금 백준 사이트에서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으면 소개 부탁드린다

A. 준비하면 완성된 다음 공개하지 않고 조금씩 공개한다. 한두 달 전 책 같은 사이트를 만들었다. 알고리즘 자료를 시각화해주는 사이트인데 이게 다음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 사이트 자체가 오래됐다 보니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것보다는 사이트에 남은 잔 오류를 고치는데 집중하고 있다. 추가로 오늘 새벽 고질적인 문제였던 ‘그룹에 연습’이라는 기능 중 스코어보드에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것을 고친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Q.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혹은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으면 말씀 부탁드린다

A. 웹 개발 자체가 어렵진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틀린 생각이었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어떻게해야 할 지 잘 모른다는 점이 어려웠다. 알고리즘 문제는 틀리면 끝나거나 시간이 초과되는데 어디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찾아야 하고 정답이 없어서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는데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린 적이 있다. 오류를 찾아야 하는데 오류가 재현되지 않아서 못 찾은 것도 있었다. 해결책을 찾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주변에 물어봐도 나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가이드 해줄 개발적 조언자가 없어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는 점이 어려웠다.

 

Q. ‘스타트링크’라는 기업 안에 백준 사이트와 코드 플러스가 있는데 이 둘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백준 사이트는 문제 푸는 사이트이고 코드 플러스는 강의를 보는 사이트이다.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코드 플러스는 직원이 있었을 때 만든 건데 추가 개발은 못 하고 지금은 간단하게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정도다. 

 

Q. 다른 코딩 연습 사이트에 비해 백준이 가진 차별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는가

A. 백준 사이트는 다른 사이트와 약간 다르다고 봐야한다. 소스를 제출하면 채점을 한다는 점에서만 똑같다. 백준과 다른 사이트를 구분하면 게시판에 글을 쓰는 것과 같은 건데 네이버만 보더라도 카페에 글을 쓰든 지식인에 글을 쓰든 같은 글을 쓰는 행위이다. 백준은 문제를 푸는 목표가 자기 자신의 성취감이나 대회 준비 같은 것인데 다른 사이트는 코딩테스트 같은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사이트들의 같은 목표는 실력향상 또는 취업 같은 것인데 이를 푸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 제일 중요한 건 유지보수인데 문제에 대한 사고 보수나 데이터 추가 그리고 데이터 수정에 대한 사후 처리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것이 큰 차별점이다.

 

Q. 구글이나 다른 회사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

A. 구글에선 인턴 활동을 했고 창업에 대한 큰 생각은 없었다. 보통 사람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열심히 보고 성적 잘 받아서 취직해야지” 같은 생각을 가지며 학교를 다닐텐데 나는 중간고사 때 앱을 개발하고 기말고사 때 BOJ를 하며 하고 싶은걸 계속했다.

 

Q. 백준 사이트가 성공할 거라는 생각이 있으셨나

A. 전혀 없었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2012년인데 이때 내가 생각하는 사이트는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계속 쓸 줄 알았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을 몰랐다. 이 사이트는 원래 성공을 바라고 만든 사이트가 아니다. 세계 1등이 된다거나 접속자 수 몇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는 전혀 없었고 문제나 올리자는 생각이 강했다..

 

Q. 앞으로 백준의 사이트가 지향하는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 사이트가 365일 24시간 동안 접속이 잘 되고 사용자들이 사이트 내에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마음껏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큰 목표는 없고 ‘문제의 재채점을 편하게 해서 좀 더 많이 처리하자’ 같은 소소한 목표가 많은 것 같다. 큰 꿈을 가지라면 큰 꿈을 가져본 적이 있어야 하는데 10년 전에 10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라 했을 때 회사를 차려서 이렇게 백준 사이트를 아직까지 운영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서 큰 꿈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소소한 꿈을 가지고 있다.

 

Q. 백준 사이트 프로그래머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프로그래머들에게 어떤 사이트였으면 좋겠나

A. 사람마다 이 사이트의 이용목적이 다를 텐데 문제를 푸는 게 좋아서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놀이터로 기억됐으면 좋겠고 취직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면 좋은 과거의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Q.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

A. 냉정한 말이지만 창업에 있어서 내가 좋은 멘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창업과 스타트업 창업은 완전히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동일한 목표를 갖는 친구들이 꿈을 향해서 달려가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혼자 하다 보니 딱히 그런 꿈이 없었다. 창업을 하고 싶은 분들은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길을 걷고 싶을 텐데 그런 길을 걷지 않아서 어떻게 조언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곳은 공부하는 사이트이다” 위에서도 언급됐듯 최백준 대표이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백준 사이트의 운영 철학이다. 이미 이 사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이 경험을 쌓고 취직을 했으며 성취감을 얻었다. 백준 사이트는 프로그래머들에게 친숙하고 처음 코딩을 접하는 사람들이 접하는 첫 사이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