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합학술제 ‘연랑제’를 둘러싼 예산 의혹에 관한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의 특별감사 보고서가 온라인에 게시됐다. 감사위 권한상 학생회비에 관한 감사만 이뤄졌을뿐더러 대부분의 학생활동이 비대면으로 전개되는 와중에도 학생회비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하지만 감사위의 권한이 약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실제로 감사위가 적절한 감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총학생회칙에 의거 전년도 감사위원회에서 공개모집한 감사위원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인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감사위 지원인원이 부족해 대부분이 학생 대표자로부터 인준을 받고 있다. 감사의 독립권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자칫 학생회 친화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또한 선출직이 아니기에 학교로부터 지원금 또는 공간을 배정받지 못한다. 감사위원 개인이 직접 공간을 찾아 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6년 9월 본보는 사설을 통해 감사위의 독립성을 보장해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7년 3월 대동제 감사를 통해 감사위 인원 부족 문제가 드러났고 같은 해 10월 감사위 공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2019년에는 감사위 자체가 부재해 학생회 자체적으로 감사를 진행하는 상황에 대해 보도를 진행하기도 했다. 감사위 자체적으로도 감사위원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과 공간 배정 요구를 진행했으나 결국 현실화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감사위원장의 돌연 사퇴로 이어지기도 했다. 수년간 같은 문제가 반복됐지만 유의미한 조치는 없었다.

감사위원장단을 선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숭실대학교의 경우 총학생회 구성과 함께 감사위원장단 선거를 진행한다. 전북대학교 역시 중앙감사위원장단을 선거로 선출한다. 감사위원장단의 선출직 전환을 통해 행정적 지원을 받는다면 감사위 참여를 독려할 뿐만 아니라 감사위에 대한 학생사회의 관심 또한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위의 역할은 학생회를 감사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동시에 모두가 필요성을 느끼지만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자리로 전락해버린 감사위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로 인한 충격이 가시고 학생사회가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지금 각 학생자치기구는 한 치의 의혹 없이 투명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공정하고 깨끗한 학생사회의 운영을 위해 감사위의 선출직 전환이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 또한 감사위의 권한을 확대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줘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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