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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인스타·에브리타임으로 향하는 대학언론, 진정한 부활 위해선 학생들 인식 바꿔야
  • 손종욱 기자
  • 승인 2022.03.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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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이 위기를 겪는다는 말은 이제 고리타분하다. 1990년대 이래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키워드는 지겹도록 반복돼왔다. 과거 학생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 대학언론은 학생들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신문이었다. 검열과 왜곡에 휩쓸리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을 담아낸 정보지로 활약했다. 하지만 운동권 문화가 희미해지고 신문 매체가 하락세를 겪으며 대학언론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추락은 30년째 이어지는 중이다.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 (이하 코로나 19)로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기며 대학언론은 읽어줄 사람이 없는 문제에 봉착했다. 독자 수요가 급감하며 대학별 언론들은 신문 발행 축소에 나섰다. 홍익대학교 「홍대신문」은 코로나 19가 시작된 2020년 1학기 이래 4학기를 연속으로 지면발행을 중단했었다. 서강대학교 「서강학보」는 발행 부수를 3천 부에서 5백 부로 크게 줄였다. 이렇듯 각 대학언론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변화를 택하고 있다.

급증하는 대학언론 온라인화... 2020년 이후 더욱 증가

종이신문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학언론 온라인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학언론의 주 수요층인 20대에 맞춰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코로나 19를 기점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생성한 대학언론들이 증가했다. ▲건국대학교 「건대신문」 ▲고려대학교 「고대신문」 ▲국민대학교 「국민대신문」 ▲서강대학교 서강학보 ▲서경대학교 「서경대신문」 ▲서울대 「대학신문」 ▲성균관대학교 「성대신문」 ▲숭실대학교 「숭대시보」 ▲연세대학교 「연세춘추」 ▲인하대학교 「인하대학신문」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학보」 ▲한양대학교 「한대신문」 등 학보사는 2020년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생성했다. 계정을 만든 시기가 코로나 19와 겹친 건 우연이 아니다. 연세춘추 김서하 편집국장은 “코로나 19 이후 학우들의 무관심이 증가하며 연세춘추비를 납부하는 사람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대학언론들이 줄어드는 관심에 대한 타개책으로 인스타그램을 선택한 셈이다.

인스타그램 속 기사들은 딱딱한 글보단 그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언론들은 따로 선발한 기자를 활용해 계정을 관리한다. 연세춘추는 4~6명의 사진영상부 기자들을 활용해 기사를 올린다. 계정에는 매주 2개씩 기사 내용을 요약한 10장 남짓한 카드뉴스가 올라온다. 매주 국장단은 학우들이 쉽게 뉴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고심하며 기사와 사진을 선정한다. 서강학보는 미디어부 기자 3명을 선발하고 체계를 갖춰 콘텐츠를 제작한다. 서강학보에는 3가지 종류의 기사가 올라온다. 전체 호의 기사를 전반적으로 다룬 프리뷰. 매호마다 기사 2개를 골라 만들어 올리는 카드뉴스. 가볍게 제목만 확인한 후 링크를 통해 기사 전문을 확인하게 만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사. ▲월요일 대학부 ▲수요일 사회부 ▲금요일 기획기사 ▲일요일 인물기사 등 요일마다 다른 주제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사를 올려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한다.

기사를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올리며 기사에 대한 무거움은 사라지고 접근성이 강화됐다. 학우들이 SNS를 확인할 때마다 기사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종이신문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완화됐다. 연세춘추 김서하 편집국장은 “비대면학기가 계속되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종이신문이 아닌 연세춘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기사를 접하는데 이를 통해 연세춘추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수 있다”며 대학언론의 온라인화를 통한 장점을 말했다.

지면에선 할 수 없던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 형식에 맞춰 글을 써야하는 지면 기사와 달리 카드뉴스는 풍부한 이미지와 인포그래픽을 통해 학우들이 쉽게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서강학보 이지예 편집국장은 인스타스토리 기사를 예시로 들며 “제목만 제시해 학우들이 학내 전반의 소식을 편하게 확인할 수 있기에 지면이 할 수 없는 일을 SNS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 0명이었던 부산대학교 부대신문, 언론 통합해 새 출발

폐간 위기까지 갔던 부산대학교 부대신문은 자교 언론을 ‘채널PNU(Pusan National University)’로 통합한 후 적극적인 온라인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부대신문은 수습기자가 입사 후 부담을 느끼며 입사 이후 바로 퇴사하는 일이 증가했다. 지난해 6월이 되자 기자가 1명도 남지 않았고 결국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이채현 채널PNU 편집국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매주 새벽까지 마감을 진행하며 희생하는 것에 버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기사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그렇다고 학보사를 없앨 순 없던 상황. 영자신문사 효원헤럴드 기자로 활동하던 이 편집국장은 주간교수·총장과 회의를 통해 학보사를 다시 살릴 방도를 찾았다. 자문을 얻고 타 학교 학보를 참고하며 새로운 학보사를 만들기 위해 뛰었다.

그렇게 채널PNU가 탄생했다. 채널PNU는 기존에 분리돼 있던 부대방송국과 부대신문 그리고 효원헤럴드를 하나로 합친 언론사다. 언론을 하나로 통합한 대신 부서를 나눴다. 현재 채널PNU는 ▲방송제작팀 ▲영상제작팀 ▲영문뉴스팀 ▲취재팀 ▲SNS소통팀으로 나눠 운영된다. 전체 기자는 30명에 달하며 기존 부대신문의 역할을 맡게 된 취재팀의 인원은 9명이다. 이 편집국장은 이러한 개편에 있어 경성대학교 학보사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부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박주현 위원장은 이번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방송과 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내 방송국과 신문사를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방송국과 신문사가 형식적으로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융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며 채널PNU가 하나의 언론사로 기능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채널PNU의 발행일정은 굉장히 독특하다. 부대방송국과 부대신문 그리고 효원헤럴드 뉴스레터는 1주일에 1개씩 발행된다. 반면 부대신문과 효원헤럴드 인쇄물은 1달에 1번 발행한다. 기존 1주일에 1회 발행되던 부대신문 발행물이 1달에 1번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대신 뉴스레터가 매주 발행된다. 이런 변화는 지면발행에 드는 비용 규모에 비해 기사를 읽는 사람이 많지 않아 결정됐다. 이 편집국장은 “자체적으로 조사했는데 학우 중 부대신문을 읽는 비중이 3% 밖에 안됐다”며 시대에 맞춰 온라인 접근성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온라인 활성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년에 학보 지면발행에 드는 비용만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그 돈을 학우들에게 돌아가게 하면 훨씬 더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언론의 온라인 페이지 활성화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직 부족한 대학언론 온라인화, 종이신문도 완전히 없어져선 안 돼

하지만 박 위원장은 대학언론들의 온라인화가 아직은 아쉬운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인스타그램만 활용하기보단 학교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을 통해 학생들에게 대학언론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사를 날짜별로 나눠 올리기보단 최대한 빠르게 올려 신속성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유튜브 활용을 강조했다. 짧은 내용을 선호하는 학생들에 맞춰 숏츠(Shorts) 영상을 찍어 기사를 빠르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언론 내 온라인 매체가 강화되고 있지만 대다수 학교는 종이 신문을 유지하는 방향이다. 앞서 말한 대학언론도 발행 부수를 줄였지만 발행을 완전히 중단하진 않았다. 박 위원장은 “종이 신문은 교직원 중심으로 뉴미디어 매체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나아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뉴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와 종이 신문에 익숙한 세대에 맞춰 신문 발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언론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대학언론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는 문제 외에도 대학언론 기자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언론을 보는 사람이 많아도 기자가 없다면 대학언론은 유지될 수 없다. 앞서 말한 부대신문의 사례처럼 대학신문 기자가 고된 일정을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우리 학교 아주대학보도 기자들의 잇따른 이탈로 재작년엔 기자 3명이 학보를 발행했다. 이탈을 막기 위해선 수습기자가 버틸 수 있도록 금전적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학생 기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박 위원장은 대학언론이 시에서 직접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다. 시의원과 직접 협력해 지역 인재 육성 기금을 대학언론에도 투자할 수 있는 조항을 명문화한다. 해당 조례가 통과된다면 부산 내 대학언론들은 시에서 직접 재정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온라인 사이트가 활성화되고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노출된다고 해서 신뢰받는 언론이 될 수 있을까. 학보사가 교내 언론으로 학생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는 소식통으로써 학교 공지사항과 비교했을 때 장점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대학언론을 소통 창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우리 학교 대면·비대면 계획이 수립될 때 학교 측은 대학언론 측에 단 한 번도 계획을 사전에 공고하지 않았다. 계획에 대해 질문해도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에 공지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반복했다.

학생은 엄연히 학교를 이루는 구성원이지만 학교 측은 학생을 자신들에게 소속된 사람들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올해 우리 학교 총장이 선출될 당시에도 학우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학생회 측이 총장 천거위 중 하나로 포함되는 것에 그쳤다. 서울시립대학교처럼 학생들이 직접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학교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학교 측이 대학언론과 학생회를 포함한 학생 사회를 그냥 학생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근거다.

대학언론의 역할이 극단적으로 제한적이니 내용도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공지사항 수준에서 더 특출나기 힘들다. 결국 대학언론이 부활하기 위해선 학우들에게 접근성을 높이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 대학 사회에서 학생들이 학교의 운영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대학언론이 가장 빛났던 1980~90년대는 학생들이 대학에 적극적으로 맞서며 대학 사회에서 학생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던 시기였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의식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때 학보도 본래의 자리를 찾을 것이다.

손종욱 기자  tou0325@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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