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해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다. 새로운 글쓰기를 원했던 시기에 학보사 수습기자 모집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서를 작성했다. 결국 3대 1의 경쟁률을 뚫으며 본보의 수습기자가 됐다. 수습기자 교육을 한 달가량 받고 나서야 본격적인 기사 작성에 투입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신문에서의 글쓰기는 유달리 어렵게 느껴졌고 수없이 고민해야 했다.

그 이유는 필자가 글을 써오던 방식에 있다. 필자는 주장을 드러내는 글쓰기에 익숙했고 사실을 전달하는 글쓰기 경험은 현저히 부족했다. 글로써 주장을 드러낼 때 이미 필자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유려하게 풀어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통해 눈과 귀로 마주한 것들을 글로 서술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기사는 논술 답안지처럼 단순히 답이 정해진 주장 글이 아니다. 기사를 쓸 때는 문장력과 어휘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사실만을 다뤄야 하는 보도 기사에서 저도 모르게 사견을 넣는 경우가 있었다. 지난 기사 중 수원문화재 ‘야행’을 다룬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이 기사를 통해 ‘야행’에 관한 사실만을 다뤄야 했으나 취재 과정에서 해당 행사의 매력에 푹 빠져 독자들에게 참여를 권유하는 문장을 함께 적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해당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사견을 배제하고 취재원들을 통해 얻은 사실만을 다루는 기사 특성을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기자로 활동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적극적인 취재를 통해 그야말로 후회 없는 사실 기반 기사를 작성하고 싶다. 힘들지만 분명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여실히 체감하는 중이다. 이러한 다짐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오늘도 열심히 기사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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