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꿈이 없는 사람이었다. 막연한 꿈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꿈이 없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공부에 열정이 없던 터라 당연히 좋은 대학에 갔을 리도 없다. 어느덧 스무 살이 되고 그저 성적에 맞는 대학에 입학했다. 자연스럽게 학벌 콤플렉스가 내게 찾아왔고 편입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것이 우리 학교에 오게 된 ‘멋없는’ 과정이다. 편입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래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학보사에 지원했다.

하지만 학보사 활동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누구나 읽기 쉬운 기사이길 논리적인 기사이길 더 좋은 기사이길 바라며 한 문장 한 문장에 심혈을 기울여 고쳐 쓴다. 부족한 기사라도 동료 기자들이 합심하며 며칠 밤을 꼬박 새운다. 기사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를 전해야 한다. 사소한 오탈자에도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총학생회 공청회가 다가왔다. 나는 공청회 기사를 담당했다. 공청회의 모든 내용을 기사에 담아야 했다. 부족한 나였기에 편집장과 다른 동료들의 도움을 받았다. 하나의 오탈자도 남기지 않기 위해 꼼꼼한 검토는 필수였다. 동료들과 함께 기사 검토를 반복했다.

무분별한 정보가 물 밀듯이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조사 하나까지 신경을 쓰며 밤새 머리를 맞대어 글을 쓴다는 것은 필자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발행된 신문 위에 정갈하게 놓인 정제된 글자들을 보며 생전 처음으로 ‘멋진’ 꿈을 꿔보기로 했다. 기자의 역할은 책임감으로 행해야 한다. 학보사는 단순히 다양한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라 기자로서 책임감을 배우는 자리라는 것이다.

기자라는 꿈을 가진 것은 책임감의 시작이었다. 기자의 책임감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탐구해야 한다. 기자의 노력은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되므로. 필자는 이런 기자가 되려 한다. 정확한 조사 없이 기사에 필요 없는 말을 넣어 있는 척하는 글을 배제하고 한 글자의 조사까지 책임감으로 고민하는 기자가 되겠다.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할 나의 노력이 미래의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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