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교육부는 대학 학사 운영방안을 발표하며 각 대학에 비상 대응계획과 자율 방역체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우리 학교는 확진자 비율이 5% 이내일 경우 대면·비대면 혼용이라 명시된 수업까지 대면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의 올해 1학기 수업 운영안을 발표했다. 한 학기 동안 우리 학교는 첫 2주간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 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 확진자 비율에 따라 비대면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팬데믹 2년 차를 맞은 대학의 학사 운영 정상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 속 학우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그럼에도 학교는 이러한 우려를 잠재울 방안을 내세우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는 약 3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시기에 발표된 계획이다. 겉보기에는 작아 보일 수 있는 5%다. 하지만 작년 본교 총인원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이는 7백 명이 넘는 수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이 확진자 수 폭증을 통해 증명된 지금 5%라는 숫자는 지나치게 커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를 단순 감기로 봐서는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되는 가운데 학사 운영 정상화라는 구호를 빌미로 학우들의 안전을 도박에 걸어선 안 된다.

전례 없는 유행 속에서 학교의 대처는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다. 동선검사가 불가능해진 상황 속 언제 어디서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했는지도 모른 채 학교를 다녀야 한다. 학교 바깥에서 타 대학의 다양한 노력이 들려온다. 지난달 7일 4만 개의 자가진단키트를 기부받은 건국대학교와 더불어 지난달 23일 이화여자대학교는 기업과 협력해 자체 코로나 19 검사소를 설치했다. 교육부는 대학에 우선적으로 자가진단키트 제공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자가진단키트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재 이를 오매불망 기다려선 안 된다. 수업 운영안을 통해 대면수업을 약속한 지금 학교의 대처는 달라야 한다.

지난 2년간 군대를 다녀왔을 뿐인데 학교가 변했다. 지식과 탐구가 오갔던 아카데미가 멀어진 거리만큼 가물가물하다. 화면 너머에만 존재하는 것 같은 소통과 지혜가 돌아오기 위해서라도 대면 강의는 반드시 추구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19라는 유례없는 악재 속 학우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저 무용일 뿐이다. 학생자치공간이 열렸고 대면 강의가 진행된다. 개인의 방역 노력에 기인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자가진단키트를 마련하고 자체 코로나 19 검사소를 설치하는 등 학우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학교의 구체적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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