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들이 체중을 줄이려고 식욕억제제를 오남용한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식욕 억제제에 제대로 된 처방 안내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식증을 동경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프로아나가 생겨날 정도다. 프로아나는 신경성식욕부진증이란 단어의 에너렉시아(Anorexia)와 찬성한다는 의미의 프로(Pro-)를 합쳐 만든 단어다.

2017년 식약처 보고에 따르면 식욕억제제 부작용으로 5명이 사망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회의원은 식욕억제제 오남용에 대해 “환자 본인이 식욕억제제는 마약류임을 인식해야한다”며 “의사 또한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정부 당국이나 식약처 그리고 보건복지부가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욕 억제제에 들어간 펜타민과 펜디메트라진 성분은 BMI 30 이상 또는 비만 환자 감량의 보조요법으로 단기간 처방되는 약물이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정상체중 이하의 환자가 원해도 처방한다. 마약성 식욕억제제 처방이 금지된 만 16세 이하 환자도 별다른 절차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지 못한 청소년들은 중고거래나 거래 대행을 이용해 식욕억제제를 구입한다. 정부 통제는 없었다.

식욕억제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불면증 ▲입마름 ▲어지럼증 등 신경과민 질환 ▲약물중독 ▲우울증 등이다.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에 오남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13세부터 거식증을 앓던 프랑스의 모델 겸 배우 이사벨 카로는 28세에 돌연 사망했다. 그녀가 죽을 때 몸무게는 32kg이였다. 배우 양기원은 "식욕 억제제 복용 후 환청을 들으며 스스로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었다"고 밝혔다.

식욕억제제를 접한 청소년들은 무리한 체중 감량을 위해 SNS 상에서 몸을 줄이기 위한 프로아나족을 모집해 식욕 억제제를 공유하기도 한다. 저체중임에도 체중을 무리하게 감량하고 싶어하며 서서히 식욕억제제 속 마약성분에 중독된다.

청소년들의 식욕억제제 중독을 막기 위해 식욕 억제제 처방 가이드 및 구매 대행에 대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식욕억제제 섭취 이후 발생가능한 부작용을 처방자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 비전문가들의 식욕억제제 대리구매 행위를 막는 것 역시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체중 관리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약 중독과 같은 식욕억제제 오남용은 자신의 몸을 망가뜨려가며 거식증이란 하나의 질병을 쫓는 것이다. 사랑이 아닌 자학이다. 아름다운 체형이란 자신을 사랑하는 올바른 방식에서 시작된다. 당신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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