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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문화침탈 대상이 된 한국 미디어
  • 한아름 기자
  • 승인 2021.11.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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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비교하였을 때 최근 한국 미디어에서 중국의 흔적을 찾는 것은 매우 쉬워졌다.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을 시작한 ▲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이하 카카오 엔터) ▲ 중국인이 대거 출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 소녀대전’ ▲ 중국 제품의 과도한 간접 광고로 논란이 된 드라마 ‘여신강림’과 ‘빈센조’ ▲ 중국이 제작에 참여한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 마지막으로 중국 작품을 원작으로 리메이크를 한 드라마 ‘철인왕후’와 ‘아름다웠던 우리에게’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중국의 「부적절한 발언 자율심의 가이드」

지난 9월, 카카오 엔터의 페이지컴퍼니 (이하 카카오페이지)가 콘텐츠 제작사 CP들과 웹툰·웹소설 작가들에게 중국의 ‘부적절한 발언 자율심의 가이드’에 해당하는 기록을 작품 출시 전 삭제할 것을 요청하며 작가들의 SNS를 검열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 엔터가 공유한 ‘부적절한 발언 자율심의 가이드’에서 정의하는 중국 내 부적절한 발언은 ▲ 대만·홍콩·티베트 독립을 지지 및 지원하고 중국인을 모욕하는 언행 ▲ 한중관계 및 중국과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해치는 언론에 대한 지지 ▲ 역사적 사실을 왜곡·모욕하거나 영웅 열사를 비방하는 발언 ▲ 한국과 중국 간 민감한 문제(▲ 한중 역사 ▲ 풍속 ▲문화 ▲ 의복 문제 등)에 대한 공개적 논쟁 등이다. 카카오 엔터는 작가들에게 중국 정부의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관련된 참고 사항을 전달하는 차원일 뿐이며, 작가들의 SNS를 통제하려고 한 의도는 아니라며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였다. 카카오 엔터 관계자는 “(논란이 된 내용은) 일부 CP에게 먼저 전달했던 것으로 중국 정부가 엔터나 게임 등 콘텐츠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작가나 유통되는 작품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중국 정부 규제 온도나 참고 사항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중국어가 e-mail을 통해 직역·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를 인지한 뒤에 CP들과 직접 연락하여 오해가 없도록 마무리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 표현상 이슈로 플랫폼에서 작품이 내려가는 일도 있다 보니 우리 쪽을 통해 유통되는 작품이나 작가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안 될 것으로 생각하여 작품 제작할 때 참고할만한 심의 가이드를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라고 강조하였다.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 소녀대전'

지난 8월 방영한 Mnet의 ‘걸스플래닛 999: 소녀대전 (이하 걸스플래닛)’은 아이돌을 꿈꾸는 한국, 중국, 일본 연습생들이 데뷔라는 목적을 두고 경쟁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걸스플래닛에 출연한 중국 연습생 ▲ SNH48 왕치우루 ▲ GNZ48 량차오·량자오·왕야러 ▲ 대만 출신 천신웨이 등이 개인 SNS에 항미원조 지지 글을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항미원조는 제국주의 침략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중국군의 침략을 미화,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어이기에 큰 논란이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인 연습생 ▲쉬쯔인 ▲ 마위링 ▲ 푸야닝 등은 세계적 인권 유린 문제로 주목 받는 중국 위구르족 신장 면화 사건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서 '걸스플래닛999' 방영을 중단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진행되었다.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Mnet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드라마 '여신강림'과 드라마 '빈센조'

최근 들어 한국 드라마의 지나친 간접 광고 (이하 PPL)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반중 정서가 극심한 시점에서 중국 제품의 PPL은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유발하기 충분하였다. 중국 제품 PPL로 가장 먼저 논란이 된 드라마는 tvN에서 방영한 ‘여신강림’이다. 여신강림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이다. 여신강림 속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만남 장면에서 배경이 된 버스 정류장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동닷컴’의 광고가 크게 걸려 있었다. 또한 여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친구가 방문한 편의점에는 중국 즉석 컵라면인 ‘즈하이’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여러 장 부착되어 있었으며 주인공들이 해당 라면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드라마에서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주인공들이 편의점에서 한국 라면도 아닌 중국 라면을 먹는 상황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억지스럽다는 이유로 많은 논란이 되었다. 이어서 논란이 된 드라마는 tvN의 ‘빈센조’이다. 빈센조에서 두 주인공이 비빔밥 종류의 중국 즉석 제품을 먹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김치와 한복 등의 한국 문화를 자신들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인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반감이 높은 상황에서 해당 장면이 반영되어 큰 논란이 되었다. tvN은 논란을 인지하고 해당 장면을 삭제 조치하였다.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한한령이 있었음에도 중국에서 한류 열풍은 심히 대단하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아이돌 등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중국의 대표 OTT 기업인 ‘아이치이’는 한국 드라마 유행에 발맞춰 한국 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tvN의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이하 간 동거)’는 중국 기업인 아이치이가 제작한다는 이유로 방영 전부터 큰 논란과 대중들의 반감을 샀다. 같은 OTT 기업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와 달리 아이치이 오리지널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우려와 반감을 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과거 “넷플릭스가 간섭은 하지 않고 제작사에 대한 신뢰와 자본만 제공하고 있다”라며 인터뷰한 적이 있다. 넷플릭스는 자본만 제공하고 외국계 기업 특유의 자본주의적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치이는 넷플릭스와 다르다. 중국은 대만 미디어를 장악하여 미디어를 통해 역사 왜곡을 행사하고 중화사상을 자연스럽게 광고하고 있다. 중국에게 미디어는 중화사상을 선전하는 하나의 도구인 것이다. 중국의 대만 미디어 침탈의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홍두 프로젝트’가 있다. 홍두 프로젝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요 연설 관철을 위한 전국 범위의 아동 독서 추진 활동이다. 최근 대만의 도서관에 홍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방역을 미화하는 동화책 「아빠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려」가 입고되어 큰 논란이 되었다. 논란이 된 동화책 「아빠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최초로 발생한 중국 우한시에서 한 아들이 방역을 위해 병원에서 지내는 아버지를 점차 이해하고 하루 속히 방역에 성공하고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동화책에는 ‘중국 파이팅’, ‘우한 파이팅’이란 표현은 물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중국인민해방군의 군용기 삽화까지 들어 있어 대만 아동에게 중국의 방역을 미화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간 동거는 문화 침탈 성향을 보이는 중국의 아이치이가 제작한 첫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이기에 더욱이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이전 tvN 드라마에서 지나친 중국 제품 PPL이 있었기에 대중들은 간 동거의 중국 제작뿐만 아니라 중국 제품 PPL도 문제 삼았다. 이에 간 동거 측은 제작 발표회에서 중국 제품의 PPL은 모두 편집한다고 입장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중국 기업인 아이치이가 제작한 드라마이고 해외에서는 아이치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단독 스트리밍되기에 반감을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라며 많은 비난을 샀다.

드라마 '철인왕후'와 드라마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중국 관련 논란은 중국 작품을 원작으로 하였던 드라마에서도 발생하였다. tvN 드라마 ‘철인왕후’는 중국의 소설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다. 소설 「태자비승직기」에서 한국을 여자를 바치는 이민족의 나라로 지칭하였다는 사실이 뒤 늦게 알려졌다. 또한 작가 셴청의 다른 소설인 「화친공주」에서는 한국인 비하 어휘가 사용되었으며 셴청의 개인 SNS에 한국 전쟁을 항미 원조 전쟁으로 왜곡하였다는 사실이 한국 대중들에 의해 밝혀지게 되면서 논란이 되었다. 역사왜곡, 중화사상 논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철인왕후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였다. 또한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드라마 ‘치아문단순적소미호’는 ‘아름다웠던 그대에게’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치아문단순적소미호’의 원작 소설의 작가 자오첸첸이 과거 SNS에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빵즈’를 사용하고 ‘한국인은 입만 열면 허언’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빵즈는 막대, 몽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로 혐한 성향의 중국인들이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인들’이라는 의미로 한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작가 자오첸첸은 해당 사실에 대해 사과를 전하기는 하였으나 논란은 계속 되었다.

한국 미디어에서 중국 자본이 늘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방송사 및 드라마 제작사는 국내 드라마 시장이 위축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제작비를 메우기 위해서는 중국의 자본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드라마는 하면 할수록 적자가 되는 상황이기에 PPL로 손실을 메꿀 수밖에 없으며 PPL을 골라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중국 제품 PPL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였다. 덧붙여 “중국인이 한국 드라마를 많이 시청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중화권 시장에서 광고 효과가 충분히 발휘된다”라며 한국 드라마에 중국 제품 PPL이 가능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였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자본의 한국 미디어 개입은 드라마 시장이 축소된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중은 OTT 서비스에만 의존하게 되고 이에 따라 방송국은 침체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 년 동안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기에 방송국 측은 대안을 마련할 수 없었다. 하지만 OTT에만 의존하는 현상은 계속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방송국은 중국 자본에 얽매이지 않은 채 독보적인 미디어를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미디어가 역사 왜곡, 문화 침탈 등의 의도가 있든 아니든 중국 자본에 굴복하여 문화 침탈에 공범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아름 기자  hanar0225@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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