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거액의 상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의 분투를 담아낸다. 공개 이후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에 남을 공전절후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 모두에서 1위를 달성하는가 하면 제시 린가드와 같은 유명인사들이 직접 SNS에 오징어 게임 시청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오징어 게임 출연진은 6일 미국의 인기 토크쇼 지미 앨런 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물론 오징어 게임에 대해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자 몇몇 누리꾼들은 일본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와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목숨을 걸고 거액의 상금을 건 데스게임을 진행한다는 점과 게임의 구성 및 진행방식이 비슷하다는 점에서였다. 실제로 해당 드라마를 보면 오징어 게임과 동일하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진행하고 실패한 사람은 사망한다.

하지만 비슷하다는 이유로 표절이라 부를 순 없다. 표절은 타인의 창작물을 무단으로 베끼는 행위다. 단순히 창작물 간 내용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라는 낙인을 찍을 순 없다. 모든 창작물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한다. 현존하는 창작물 중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 창작물은 없다. 목숨을 걸고 목적을 위해 살아남는 게임의 원형도 따로 존재한다. 1924년 출간된 미국의 단편소설 ‘가장 위험한 게임’이 원조 격이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콘텐츠인 ‘스타워즈’도 영화 ‘7인의 사무라이’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한국 누리꾼들이 일본 작품의 표절 의혹을 제시할 때 일본 누리꾼들은 오히려 표절 의혹을 부정했다. 영화 ‘국제시장’이 흥행할 때 ‘포레스트 검프’의 표절이라고 비난받을 때가 기억난다. 국제시장은 오히려 오리지널 콘텐츠로 인정받아 영화 강국 인도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표절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개인적으론 자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콘텐츠가 부실하다고 생각하니 자기방어적 본능으로 자국의 문화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 아닐까.

세계 각국 넷플릭스 순위표는 한국 콘텐츠로 가득하다. 이제 소속사와 언론의 부풀리기로 탄생한 가짜 국뽕은 없다. 순위표가 증명하고 해외 사람들의 반응이 증명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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