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보의 발행 과정을 말해보려고 한다. 우선 마감 패턴에 따라 마감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을 두고 회의를 시작한다. 첫 회의가 시작되기 전 편집장인 나는 기자들에게 할당량을 던진다. A기자 보도기사 2건ㆍ기획기사 1건 B기자 보도기사 1건ㆍ팬끝에서 작성. 이런 식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2~30매에 달하는 긴 기획기사를 쓰든 8매 정도의 영화 소개 기사를 쓰든 똑같이 기획기사 1건으로 할당된다. 기자들 입장에선 짧은 기사를 쓰는 게 이득이다. 중장기적인 취재가 필요한 기획기사를 작성할 명분이 떨어진다. 연세대학교에서 발행되는 The Y 같이 긴 호흡이 필요한 기사들을 보면 감탄만 나온다.

대학 언론의 특성을 생각하면 The Y 같은 기사가 필요하다. ▲20대의 생각 ▲대학 사회 ▲MZ세대 트렌드 등을 분석적으로 풀어낸 기사들은 학보사가 기성 언론과 비교했을 때 비교우위를 가지는 종목이다. 단순한 편의로 기사를 할당해 기자들의 창의력을 제한한듯한 느낌이 들어 죄책감이 든다. 물론 핑계도 있다. 회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다 보니 회의하며 소통을 주고받기 어렵다.

보도기사는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일이 없는데 무슨 기사를 쓰겠는가. 매번 회의마다 도저히 소재를 찾지 못한 어린양들이 소재를 물어보는 모습을 보니 짠하다. 어떻게든 기자를 쥐어짜 기사를 쓰는 느낌이다. 보도기사라고 해봤자 학교 공지사항에서 조금 더 나아간 수준이다. 학교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미 아는 내용, 학교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학보를 안 본다. 기자들도 보도기사의 딱딱한 규칙과 강제된 형식에 질려 기획기사를 선호한다. 아예 없애자는 건 아니지만 보도기사는 어느 정도 줄이고자 한다.

그 자리는 기획기사로 채운다. 참신할수록 좋다. 655호에서 나왔던 사진기획. 1학기 내내 면을 채웠던 수원여행 기획 등 심층적이고 자세한 내용이 채워지길 바란다. 앞서 말했던 The Y 기사로 예를 들면 청년주거와 관련해 3부작으로 작성된 기사다. 한 주제 한 기사로 끝나지 않는다. 주제를 기반으로 청년주거의 실태주소와 청년들의 목소리 그리고 청년주거 협동조합으로 나눠 기사를 작성한 점을 호평하고 싶다. 그런 기사들을 보기 위해선 지금 있는 기사 할당제를 없애야 한다. 기사 할당제를 없애기 위해선 빠르게 with 코로나가 완성되야 하지 않을까. 결국 모든 기사가 역병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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