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민음사>
<인간실격,민음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이하 코로나 19)로 인해 홀로의 시간을 못 가졌던 이들 그리고 원래 혼자 있길 좋아했던 이들도 반강제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를 칭하며 끊임없는 홀로 있는 시간동안 생기는 부정적인 생각의 꼬리들과 외로움을 우울하다는 기분으로 표현한다. 더불어 극심한 경쟁사회와 높아진 돈의 가치로 인해 앞만 보는 야생마마냥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어진 대한민국 인간들은 우울증과 자기혐오 등의 감정에 빠지는 경향이 높아졌다.

나 또한 끝없는 우울의 늪에 빠져 횡단보도 걷다 자연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고 싶다는 생각을 밥 먹듯 해보기도 했고 꽃다운 나이의 청춘이라고 불리는 이들과 대화를 하며 이곳이 마치 생을 마감하기 전 사람들의 모임일까 싶을 정도로 암담한 현실에 낙담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만큼 부정적 감정은 인간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다.

하지만 우울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남들에게 쉽상 보이기 어렵다. 하지만 다자이 오사무는 글로 남겼다. 우울하고 자기혐오가 가득 담긴 인간의 속마음과 행동들을 울면서 토해내듯 쓰여진 인간실격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겪고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각색된 작품이다. 그와 동시에 그가 겪었던 일들에 대한 변명을 하는 글이기도 하다. 즉 자기 해명의 책으로 불린다.

주인공은 남들의 행위를 맞춰주며 어울리는 행위를 배려라고 하지 않고 익살스런 가면이란 단어로 사용한다. 그리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주게 한다. 태어나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지만 죽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다섯 번의 자살을 시도했고 끝내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애인 야마자키와 함께 투신했다.

책의 온도는 매우 서늘하고 어감도 부정적이며 겉과 속이 다른 주인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계속해서 많은 새로운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만큼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멀쩡해 보이는 바깥 속에서도 누구나 속으로 제각기의 비아냥과 우울감을 표출하며 자신을 알아달라고 신호를 보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우울의 정서는 사회 부적응자로 칭해졌다. 정신과에 가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것이 마치 머리 어딘가가 고장 난 듯 비정상으로 보며 웃음거리로 만들었기에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며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상담하지도 못했다. 요즘은 많은 연예인들로 시작해 정신과 전문의들의 유튜브 활동 등으로 마음 한 편의 우울감을 어디서 진단받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강해진 사회인 것 같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과 우울한 자신의 속을 토해내는 시간을 가지며 정서가 편안해지는 상태로 한 인간이 살아가길 바라며 사회가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도 끌어안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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