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대학과 학생은 지성의 전당과 지식인으로 인식됐다. 현재 대학과 학생들의 관계는 교육 서비스 제공자와 교육을 사는 소비자라는 관점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개인에게 대학의 의미가 달라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로 인한 강의 비대면 전환의 영향을 받은 대학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대학의 의미가 다변화했지만 코로나 19로 연대가 줄어들고 소통과 교류가 위축되어 요즘은 사람들에게 대학 인식이 어떤지 체감하기 어렵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아주대 학우와 교수님을 직접 찾아가 대학이 현재 어떤 의미이고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이준엽 학우(전자·18)

대학은 아무래도 교육의 의미가 가장 크다. 자신이 가까운 미래에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최소한의 안내서를 제시해주는 것이 대학의 존재 이유이다.

 

Martha Cecilia Matiz Castro 학우

대학은 사람들이 학문과 개인적 교육을 동시에 받으며 전문적이고 개인적인 수준에서 성장하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나에게 대학은 학문적 연수 외에도 대인관계와 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또한 ▲배경 ▲문화▲관습 ▲사회 ▲경제권 등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는 곳으로 젊은 층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학문적이고 사회적인 환경에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불어불문학과 손정훈 교수님

오늘날 대학의 의미를 한 가지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의하자면 ‘매우 다양한 목표와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회를 제공하는 매우 느슨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고등교육과 학문의 장이라 생각하는 사람과 취업을 위한 통로일 뿐이라 생각하는 사람 등 사람들은 각자가 대학에 대한 다른 의미를 갖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을 활용한다.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찾아나가면서 4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너무 다양한 가능성 앞에서 헤매다가 4년을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스포츠레저학과 이현서 교수님

대학의 의미는 대학을 이용하는 학생과 교원 그리고 직원에 따라 다르다. 학생에게는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기초 역량’을 키우는 곳이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줄 알고 지구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과 의무를 질 줄 아는 ‘시민적 덕성’을 키우는 곳이다. 교원인 본인의 입장에서는 일터로써 연구 및 교육역량인 전문 역량을 지속해서 키우며 정진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곳이자 연령대가 다른 20대 청년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는 장으로써 미래 사회를 책임질 청년들과 함께 고민하며 인간적으로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학교육혁신원장 소프트웨어학과 강경란 교수님

‘학생 성공센터’라는 조직을 가진 대학이 있을 만큼 많은 대학에서 ‘학생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학교도 ‘학생 성공’에 관심이 많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진로 목표를 발견하고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그 예로 ▲LINC+ 사업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 ▲SW중심대학 사업 ▲대학혁신지원 사업 등 정부 재정 지원 사업들을 다수 수주했고 수주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대학은 연구기관과 교육기관이기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사회 및 산업과 협력해 그들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학교는 교수님들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내고 이를 산업체에 이전함으로써 대학과 기업이 상생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심리 치료 활동이나 문화 행사 등을 개최해 대학이 가진 역량을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Q2 답하신 대학의 기능에 만족하는지, 대학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이준엽 학우(전자공학과·18학번)

교육적으로 잘 이끌어주시는 교수님들과 추가로 제공되는 기회들을 생각하면 대학의 기능에 충분히 만족한다.

 

Martha Cecilia Matiz Castro 학우

현재 대학은 기술적인 관점으로 만족스럽지만 학생들의 현실을 더 고려하고 꿈과 목표 그리고 감정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좀 더 인간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이 모두 다양하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존중받을 목표와 감정을 가진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각자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외국인으로서 분명한 차별대우를 느낄 때가 있는데 외국인 학생과 직원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곳에도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어불문학과 손정훈 교수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기능에는 만족하지만 그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대표 메뉴 없는 식당처럼 모든 대학이 모두 비슷한 플랫폼으로 경쟁하고 취업과 학문의 비율도 대학들끼리 비슷하니 특색과 강점이 없다. 이 때문에 졸업하는 학생도 타 대학과 차별성이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추구해야 할 기능은 학문과 산업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연결하는 적절한 중간지대를 형성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을 하여 산업계에 적절한 인재를 지속해서 공급하고 산업계에서 창출한 부가가치를 통해 학문계에 적절한 재원을 공급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조절해주는 장치가 되어야 한다.

 

스포츠레저학과 이현서 교수님

학생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습 콘텐츠와 학습 기술의 습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핵심 기능이라 생각한다. 대학의 의미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대학은 기본적으로 교과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우수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소통하기 등의 학습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대학교육혁신원장 소프트웨어학과 강경란 교수님

학부생 입장에서 대학은 학생들이 입학할 때 가졌던 진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역량을 재학 중에 키우거나 재학 중에 목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 대학 내 다양한 부서들이 이러한 기능을 완수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들이 활용했으면 하는 기능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이야기하고 싶다. 같은 과 친구나 선후배는 평생 비슷한 분야에서 함께 일할 사람들로 사회진출 후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학연을 내세우라는 뜻이 아니라 비슷한 분야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모르는 것을 묻고 가르치는 것은 학습효과도 클뿐더러 이런 관계 형성 노력은 사회 진출 후 협력적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강의 후에도 조언을 요청하고 지원하는 동료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을 권장한다.

 

Q3 대학의 의미가 코로나 19의 영향을 받아 변화했는가?

이준엽 학우(전자공학과·18학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전환이 교육 방식의 차이를 낳았지만 그만큼 많은 교수님께서 노력해주시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Martha Cecilia Matiz Castro 학우

물론 코로나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외국인의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현재 교수와 학생 그리고 친구 집단 간의 실질적인 상호작용이 없고 더 이상 접촉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또한 비대면적으로 공존과 사회화 활동을 도모할 준비가 잘 되지 않아 대학이 타인과 함께 살고 사회의 일부가 되는 곳이라는 개념이 왜곡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어불문과 손정훈 교수님

비대면으로 강의가 진행되며 학습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그러나 이것이 대학과 교수 그리고 학생이 맺는 관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대학의 기능과 의미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레저학과 이현서교수님

코로나 19로 인하여 대면 수업의 진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위에서 언급한 학습 콘텐츠 제공과 학습기술 습득이라는 핵심 기능 중 학습기술을 습득할 기회의 제공이 어렵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수자가 먼저 비대면 수업을 통해 학습 기술을 습득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들도 학습 기술을 습득할 기회가 무엇인지 따져보고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전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학교육혁신원장 소프트웨어학과 강경란 교수님

교수님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보완하려 노력하지만 비대면 수업방식으로 인해 교육의 기능이 일부 작동하지 못하여 교육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가장 부정적인 영향은 이전에 얘기한 ‘동료형성’ 기능이다. 메타버스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현실 세계에서의 접촉과 교류가 ‘동료애’를 느끼게 하는데 그런 기회가 희소해지는 점이 안타깝다. 소규모 단위의 모임 혹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서라도 동기들과 선후배 간에 접하는 기회가 자주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으로 전시공간을 이동하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행사 참여자의 수가 십수배 증가한 효과가 있다. LINC+ 사업단의 전시회와 파란학기 성과전시회 그리고 지역 주민 대상 문화 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것보다 사람들의 참여율이 높아졌다. 이 시기도 잘 활용한다면 기존에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학우들과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오늘날의 대학을 알 수 있었다. 대학은 단지 학력을 발급하기 위한 기관에서부터 ▲네트워크 형성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곳 ▲일터로서 전문역량을 키우는 곳 ▲연구기관이자 교육기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역할 ▲여러 가지 기회를 제공하는 느슨한 플랫폼의 역할까지 다양한 의미로써 이해되고 있었다. 또한 대학이 현재 제공하는 교육과 기술적인 측면 그리고 기회 제공 면에서 만족하고 있고 대학이 보완하고 추구해야 할 기능은 ▲인간적인 접근 ▲학문과 산업 사이의 중간지대 역할 ▲학습 콘텐츠 제공과 학습기술 습득 기회 제공 ▲학생 역량 강화 ▲네트워크라는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 19의 영향에 관해서는 대학의 의미와 기능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의견과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성장과 교육 효과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고 부정적 영향이 있음에도 긍정적인 부분을 조명하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이라는 공통적인 기관이지만 개개인들이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대학의 의미와 역할은 매우 다양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대학은 어떤 곳인지 대학에서 어떠한 성장을 이룩할 것인지 위에 언급된 내용이나 자신만의 개념으로 정의 내리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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