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2030세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N포세대’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N포세대란 어려운 사회적 상황에 따라 결혼이나 출산을 비롯한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세대로 시작됐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청년층이 포기하는 것이 증가함에 따라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함한 5포세대로 확대됐고 더 나아가 꿈과 희망까지 포함한 7포세대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N포세대라는 말은 이제 단순히 어려운 사회의 상황을 나타내는 신조어에 그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실제로 혼인율과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태에 놓여있다. 통계청의 3월 발표에 따르면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의 경우 1983년 10.3건에 달하던 것이 2000년에는 7.0건으로 감소했고 2020년에는 4.2건까지 떨어지며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합계출산율 또한 0.88명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0.03명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운 상태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쩌다가 연애부터 시작해 희망까지 포기하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불안정한 일자리 ▲취업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집값 ▲물가 상승 등의 사회·경제적 압박에 있다. 청년층 취업의 어려움은 각종 지표를 통해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청년(15~29세) 고용률에서는 눈에 띌 정도로 큰 수치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청년실업률을 살펴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OECD 국가들의 청년실업률이 평균 4.4%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0.9%가 증가했으며 순위 또한 2009년에 OECD 37개국 중 5위였던 것이 2019년 20위로 대폭 하락했다. 청년층의 실업률은 타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의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도 매우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 연령의 평균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지만 청년층의 실업률은 0.7% 증가했다.

이와 같은 외부적 요인 외에도 사회를 바라보는 2030세대의 부정적 인식 또한 그들이 많은 것을 포기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서울연구원이 서울에 거주하는 만 20~39세 청년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 청년 불평등 인식 조사’에 의하면 청년세대 내부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이 78.8%로 나타났으며 지난 10년간 청년세대 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됐다고 인식하는 비율 또한 75.2%에 달했다. 불평등이 심각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된다는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청년들은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이미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 격차를 극복하거나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러한 생각이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공무원 채용을 늘리고 있으며 경제 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엄청난 예산을 출산장려정책에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다양한 정책이 실효성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순간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실시하기보다는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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