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자 여성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당시 생리대 때문에 질환에 걸렸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생리대 회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같은 해 3월 여성 환경연대는 생리대 유해 물질에 대해 발표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수개월이 지나 시민단체와 여론의 뭇매를 맞자 황급히 조사를 시작했다.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이 일어난 후 1년만인 2018년 식약처 류영진 처장은 “여성용품 안전관리를 강화하여 여성들이 안심하고 여성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여성 건강 안심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 홈페이지에선 생리대의 성분명과 검출량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생리대의 성분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소비자가 직접 찾아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윤지 학우(경영·4)는 이러한 문제를 보고 직접 행동하기로 나섰다. 김 학우는 가족들과 함께 생리대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여성들에게 열린 정보를 제공해 생리대를 안전하게 활용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김 학우가 만든 생리대 유해 물질 정보 사이트 ‘세잎’은 400여 개의 생리대에 대한 성분명과 검출량 그리고 해당 성분에 대한 부작용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이다. 식약처의 생리대 품질 모니터링 결과를 기반으로 유해 물질 정보를 제공하고 유럽화학물질청의 내용을 바탕으로 부작용을 정리하여 단 한 번의 검색만으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생리대의 성분 및 부작용 정보를 알 수 있다.

 

세잎의 창시자인 김학우를 만나봤다.

1. 생리대 유해 물질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3년 전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이 일어났다. 유명 생리대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사용한 사람들 다수에게 생리주기 변화와 생리통 증가 등 부작용이 일어났다. 나와 팀원도 피해자였다. 팀원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판정을 받았고 최근까지도 치료받았다. 사건 이후 식약처는 국내 유통 생리대를 대상으로 매년 모니터링을 하겠으며 생리대 전 성분 공개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식약처의 생리대 품질 모니터링에 따르면 국내 유통 생리대 제품 중 98.4%에는 유해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식약처는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3년 전에도 식약처는 제품들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모니터링과 기준이 절대적이라면 피해자들은 왜 나타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식약처가 시행한 ‘생리대 전 성분 공개제도’ 역시 사실상 의미가 없다. 성분을 공개하지 않는 업체들은 매우 많으며 공개한다 해도 성분명만을 빼곡하게 적어놓은 것이 다이다. 읽는 것이 매우 불편할뿐더러 이 성분이 내게 어떤 위해를 가하는지도 알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읽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고 이것이 바뀌지 않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리대 성분 부작용 정보제공 서비스 ‘세잎’을 만들게 됐다.

 

2. 사이트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일단 444개나 되는 제품들의 성분 부작용 정보를 일일이 서비스로 옮기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단순 반복 작업이라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했다. 서비스를 제작할 때 식약처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식약처 자료는 단순히 화학물질이 검출된 수치만을 제공할 뿐 얼마나 검출돼야 문제가 되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는 적어놓질 않았다. 팀에 화학 전문가가 있던 것도 아니다 보니 일일이 구글링으로 자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찾다 보니 유럽화학물질청 홈페이지까지 가서 부작용 정보를 찾게 됐다. 어렵게 찾은 만큼 뿌듯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찾지 못한 정보들이 있어 더 열심히 업데이트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3.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의 베타 서비스로 사람들의 피드백과 의견을 모은 다음 이를 반영해서 정식서비스를 제작할 생각이다. 자금 조달을 위한 지원사업도 열심히 신청하고 있다. 생리용품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콘돔이나 젤 같은 성생활용품 카테고리도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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